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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경 Jun 30. 2023

중학교 자퇴생, 고등학교 잘 다닐 수 있을까?

나는 중학교 자퇴 이유를 해결하지 못해 고등학교도 자퇴했다

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근데 이 2번의 자퇴 사유가 유사성이 매우 깊다.


중학교를 자퇴한 이유는 학교폭력 때문이었다. 학교폭력이 도를 넘는 수준이 되어, 학교를 다닐 의지가 좌절되어 자퇴했다.


중학교 자퇴를 하고 나서 상당히 긴 회복의 기간이 있었다.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하며 만난 어른들, 봉사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멘토들, 교회 등 기타 또래 집단을 통해 만나게 된 친구 등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학교폭력으로 겪는 트라우마들이 많이 극복되었다. 


중학교에서 겪은 어려움들이 이후 2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많이 회복되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중학교 때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이전과 같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교우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겉돌았고, 개인적으로 괴롭힌다느 느낌을 받을 때도 많았다. 이는 결정적인 자퇴 이유가 되지는 않았지만, 아마 이 문제가 없었다면 나는 최종적으로 자퇴를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회복'은 이루어냈지만, 근본인인 원인의 '해결'은 이루어내지 못했다. 그랬기에 중학교 때와 비슷한 문제가 다시 불거졌고, 다시 자퇴를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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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을 배운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동일한 상황을 경험한 것이다. 중학교를 자퇴한 이후 고등학교를 입학할 때까지 많은 문제들을 해결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근본적인 문제들이 남아있었고, 이것들이 나를 고등학교 자퇴까지 이끌었다.


첫째로 또래 집단의 문화에 대해 너무 문외한이었다. 외모를 꾸미는 부분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고, 늘 바보같이 생긴 교복을 입고 학교에 등교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노래방도 한 번 가보지 못해서 친구들과 공통사를 찾기도 어려웠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단과 멀어졌다.


두 번째로 일반적 의사소통 역량은 있었지만, 그 또래 집단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직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 간에 발생하는 집단과 상호작용의 특성은 분명히 있다. 때로는 허세로, 때로는 중상모략으로도 나타난다. 이런 이치에 대해 알고 대응하는 것 또한 '사회성'의 일부이다. 이런 부분이 중학교 때도 없었고, 자퇴를 하고 쉬는 기간에는 더욱 생기지 못했다. 


나는 내 중학교 자퇴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정확하게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첫 번째 고등학교 생활에서 실패했다. 아마 내가 중학교를 자퇴할 때 부모님에게 정확하게 내 상황을 말했더라면 조금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중학교를 자퇴할 때 부모님에게 진짜 이유를 숨겼기 때문에 나의 부모님도 나의 자퇴 원인에 개입할 수 없었다.


생각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크게 다르지 않다. 특성이 다른 부분보다는 같은 부분이 훨씬 더 많다. 그렇기에 나와 같이 중학교 자퇴의 핵심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고등학교에서도 동일한 문제를 겪게 된다.


하지만 중학교를 자퇴할 당시 겪었던 문제들에 대해 '회복'이 되었다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무작정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과 학부모님이 많다. 하지만 실패했던 전장에, 새로운 전략이 아닌, 회복된 몸만을 믿고 다시 뛰어든다면 같은 실패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중학교 자퇴 이후 고등학교 입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혹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면 중학교 자퇴의 원인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필자는 첫 번째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후, 이듬해 두 번째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3년의 과정을 마치고 졸업했다. 이때 나의 학교 생활은 위의 근본적인 2가지의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남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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