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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경 Mar 07. 2023

중학교 자퇴 이후 인생의 성공 확률

나의 자퇴와 경험적 데이터

개학 기간이다. 대학원생이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개학의 느낌을 강하게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내 글의 조회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보며 개학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나도 이맘때 중학교를 자퇴했다. 중학교 2학년이 된 첫 날, 나를 늘 괴롭히던 친구와 같은 반이 된 것을 보고, 학교에서 정말 무섭다는 선생님이 나의 담임이 된 것을 보고 나는 다음날 학교를 나가지 않았다. 방학 중에도 계속 자퇴를 고민했음에도 개학날에는 발걸음을 학교로 옮겼지만, 생각보다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의 학교에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자신이 없었다. 


내가 결국 2학년 첫 날에 자퇴를 하긴 했지만, 사실 비슷한 수준의 학교폭력은 1학년 1학기 시절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떻게 1년간 학교를 다녀왔을까. 내가 여러 부정적 상황에도 학교를 최대한 놓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자퇴 이후 인생의 성공 확률" 이 너무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었다. 


초중고 모두 학교 밖 청소년 비율이 1~2% 수준이다. 98% 정도의 학생들은 무조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학교는 학생의 성장을 이뤄내는 곳이다. 그렇기에 내가 학교를 나온다면, 그리하여 학교에 다니는 친구보다 부족한 교육의 환경에 놓인다면, 나는 하위 2%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자퇴는 나의 삶의 성공 확률을 높여주었다. 

중학교 자퇴를 한 이후 나와 성격적으로 맞는 사람들을 만나 사회성을 키울 수 있었고, 나만의 시간을 가치 있게 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으며, 고정된 틀에 얽매는 것보다 나만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저 꾸준히 하는 것이 가치있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내가 자퇴를 하지 않고 학교를 계속 다녔다면 나는 지금보다 친구 관계를 만드는 것에 미숙했을 것이고, 심한 경우였다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워했을 것이다. 또한 인생에서 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 참고 견디는 사람이었을지 모르겠다.


내가 학교 안에 있지 않다고 학교의 사람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란 정해진 트랙과 체계적인 운동 과정을 제공하는 곳이다. 그 속에 있으면 보다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괜찮은 확률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본인이 그 트랙과 운동 과정에 맞지 않다면, 때로는 과감하게 벗어나는 것이 성장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물론 자퇴는 매우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본인이 타당한 이유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면, 학교와 같은 트랙과 과정을 전혀 제공해주지 않는, 온전히 벌판과 같은 환경에서 학교의 학생들보다 더 뛰어난 성취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오늘의 글은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학교와는 정말 맞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썼다. 학교는 과정을 제공해주는 곳이다. 그저 수많은 길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 곳에 속해 있는지의 여부는 인생의 성공과 큰 관계가 있지 않다. 마지막까지 자퇴에 대해서 잘 고민해보고, 만약에 자퇴에 대한 확신이 섰다면, 학교 밖에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 속에서 학교에서보다 더 많은 배움과 성취를 얻을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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