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걷기, 매일 쓰기 D-25

by 마리뮤



아침에 병원에 갔다가 오는 길에 공원에서 멈췄다. 바쁜 아침에는 동선에 맞춰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서둘러 두 다리를 움직여 걸었다.


20200508_101301.jpg 2020.05.08 매일 걷기 25일차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그래서 팟캐스트를 듣는 대신 양가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렸다. 자주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인데도 어머님께 전화할 때면 항상 긴장한다. 별일 없지? 네, 별일 없어요. 오늘 어버이날이라 전화드렸어요. 예쁜 아들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야, 제일로 듣기 좋은 말이네 하하 이런 대화들을 하며 통화를 마쳤다. 예쁜 아들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은 즉흥적으로 나왔는데 그 말을 맺자마자 울컥하고 목이 메었다. 황당한 노릇이다. 어느 지점에서 울컥했는지... 당사자인 나도 모른다. 어머님이 남편을 낳을 때 뭐 특별히 기구한 사연 같은 것도 없는데 하하핫. 미세하게 떨린 내 목소리를 어머니께서 이상하게 생각지 않으셨길 바랐다.


아버님과 우리 부모님 두 분 모두 전화를 받지 않으셨는데 한 바퀴 돌 때마다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님과는 일 년에 두 번 정도 통화를 한다. 아버님 생신과 어버이날. 아버님과 통화를 할 때는 보통 세 마디를 넘기지 않는다. 어어, 느그들 잘 사냐? 네, 저희 잘 지내고 있어요. 어 그래그래, 건강 잘 챙겨라. 네, 아버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에 또 전화드릴게요. 보통 이 정도 대화를 나누면 통화를 마치지만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금 더 했다. 어색하지만 그래도 시댁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면 항상 마음이 좋다.


우리 엄마와 또 밭에서 일하시던 아빠와도 모두 통화를 마쳤다. 전화에 집중하다 보니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정신을 차려보면 휙휙 장소가 바뀌어 있었다. 사실 몇 바퀴째 인지도 헷갈렸지만 걸음수로 파악이 가능했다. 4 바퀴를 다 돌면 8~9 천보가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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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걷다가 누군가 분필로 선을 쫘악 그은 것처럼 보이는 하늘을 발견했다. 재밌고 예쁜 풍경이라서 안 찍을 수가 없었다. 내가 하늘 사진을 찍으니 옆에서 걷던 할아버지께서 하늘을 쳐다보시더니 '비행기가 연기가 나네!' 하셨다. 마치 추락하는 비행기라고 생각하신 듯한 투였다. 나를 쳐다보시며 말하신 것 같았지만 나는 조용히 사진을 다 찍고 앞으로 걸었다.


이제는 4 바퀴쯤 걸어도 처음처럼 골반이 뻐근하거나 다리가 아프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슬슬 운동량을 늘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곧 한 달이 되는데 30일이 지나면 기본 5 바퀴 걷기로 늘려봐야겠다.


매일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도 나는 조금씩, 꾸준히 건강해지고 있다고 믿는다!




매일 걷기, 매일 쓰기

D-25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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