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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기준 May 14. 2020

영어 발음 꼭 중요한가요?

(발음은 크게 중요치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pixabay.com


"반기문 사무총장의 연설을 한 번 보세요. 발음이 크게 중요하진 않답니다."


필자가 근무했던 어학원에서 발음과 관련된 유명인을 떠올리라 하며, 반기문 사무총장의 연설을 빗대어 상담하는 것을 듣곤 했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연설을 본 적 이 있는가? 지금은 고인이 된 김대중 대통령도 영어를 잘하기로 유명했었다. 필자의 의도는 말하는 사람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비중이 아닌 영어학습의 측면에서 ‘발음’에 한 번 집중해보길 바란다. 


흔히, 영어는 입말만 먼저 트이면 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메시지 전달을 위한 영어 말하기는 당연히 의미 전달이 중요하다.


"발음은 나중에 연습해도 됩니다." 


지금 영어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주장일까?


요즘과 비교해 보자. 필자의 학창 시절인 1990년대는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이 지금과 같이 흔하진 않았으며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더 경험하기 쉽지 않았었다.


 필자의 개인적 경험이지만 그 시절 사회 분위기는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었던 거 같다. 샐러리맨이셨던 필자의 아버지 말씀을 추가해보자면, 토익시험을 응시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회사에서 영어 실력을 인정받는 분위기라 말씀하셨다.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외국인을 만나는 것은 이미 화젯거리도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유창한 발음을 접할 수 있는 편리한 학습환경을 가질 수 있다. 미국드라마, 영화 등 좋은 발음을 경험 할 수 있는 너무도 좋은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사람 발음 정말 이상한데 말은 다 통하더라." 이런 경우도 종종 있지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발음이 안 좋아도 통하는 영어는 없습니다. 통하는 영어라면 발음이 좋은 것이죠.


<김성우, 단단한 영어공부>


이제는 말을 먼저 트이고 발음은 나중에 하면 된다는 식의 접근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발음을 의식하지 않아도 괜찮다 여길 수 있는 학습환경이 아니다. 단순히 혀굴림을 이용한 꼬부랑어를 하는 것이 아닌, 단어가 가진 고유의 억양(음의 높이를 변하게 함)을 익히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정확히 말 할 수 있어야 확실하게 들을 수 있다. 회화의 시작은 듣기이기 때문이다.


발음을 잘하지 못하면 오히려 어색한 시대이다. 미국식 발음 또는 영국식 발음을 따라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아니며, 그것이 모방 수준의 노력이라 할 지라도 발음에 익숙해 지는 것에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영어공부는 시작할 때부터 발음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학습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제가 오늘 여러분께 딱 한 가지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면, "당신의 발음에 더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발음은 학습 과정의 실력이 초급, 중급, 고급 그 어떤 단계에서든 도움을 주고, 심지어 매우 초급 단계 일지라도 (학습) 속도를 높여줄 것입니다. 그리고 발음은 또한 원어민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그릿영어 tv, 영어 발음 중요한가요>


내가 제대로 발음하지 않는데 대화상대와 정확한 의사소통을 기대 할 수 있겠는가? 영어듣기 시험이든, 말하기 시험이든 발음을 잘하면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같은 수준이라도 발달한 영어 발음을 구사하는 사람은 외국인의 시선에서 영어실력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나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발음이 영어학습의 최우선순위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발음에도 무게를 둔 영어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의 경험상, 발음을 잘하는 아이들이 영어를 좀 더 편하게 생각한다. 확실히 자신감이 있다. 영어 공부는 무엇보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학습자가 상대적으로 어릴 때 정확히 발음하려는 공부는 성인 학습자의 발음형성을 위한 노력보다 더 효율적이다.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타인의 반응에 덜 민감하다. 내 영어에 대한 주변의 시선과 평가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영어 공부를 하는 기본 전제는 ‘외국인과의 소통’ 이다. 의사전달을 분명히 그리고 정확히 전달 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발음이 너무 이상하면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필자가 지도하는 토론 수업의 두 학생이 있다. 중학교 3학년이며 기본적인 의사 표현, 영어 말하기 실력 또한 준수한 편이다. 누가 봐도 영어 좀 하는 친구들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영어가 너무 구수하다고 할까, 예를 들면 운동장(play ground)을 ‘프을레이그라운드으’ 라던가, 운동(sports)를 ‘서포츠으’ 라는 식으로 말이다. 아이들이 말하길 처음엔 귀찮아서 장난식으로 발음을 했다고 한다. 어학원에서도 발음은 나중에 신경쓰면 해결된다고 했단다.


아이들은 지금은 초등학교 시절 장난처럼 생각한 영어 발음이 입에 붙어서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한다. 무의식적으로 대충했던 발음이 입에 입혀진 것이다.


영어를 발음하는 데 긴장감이 떨어지면 영어를 대충하게 된다. 대충이 습관화되면 모든 단어를 구수하게(?) 발음하는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해서 고치고 싶을 때 언제든 유창한 발음을 구사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영어 발음에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 발음을 정확히 구사하려 의식하고 노력해야 한다. 만약 내 아이가 발음을 힘들어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이상하게 발음하는 것 정도는 잡아줘야 한다. 작은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 실력이 되고 자신감이 된다. 영어가 두려워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내 아이가 공부 할 수 있는 영어학습환경의 발전에 맞춰 영어 수준도 더 올려야 한다. 내 아이의 영어 실력향상에 있어 발음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필자는 주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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