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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Nov 18. 2020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TV 건강정보 프로그램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몸상태가 안 좋은 동생은 1 년 전 서울의 모 종합 건강진단센터에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할 수 있는 검사는 다 했지만 결과는 '이상 없음'으로 나왔다. 그리고 몇 달 후에는 '가슴에 통증이 있다'며 심장과 폐 검사를 받았지만 그때 역시도 '이상 소견 없음'이었다.

그 이후로도 동생의 몸은 여기저기 아팠고 이에 따른 검진을 수차례 받았지만 손에 쥔 결과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소견뿐이었다. 동생의 몸은 자꾸 아픈데 병원 검사는 괜찮다고만 하니 그렇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을 해보면 어떻게냐? 는 주위의 권유까지 받아 함께 가게 되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정신의학과 의사와 마주 앉은 동생은 병원에서 별의별 검사를 해도 괜찮다고 하는데 자신의 몸상태는 좋지 않으니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그러자 의사는 '언제부터 몸이 안 좋기 시작했냐? 고 물었고 동생은 막냇동생을 병으로 먼저 떠나보낸 어느 날부터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그때부터 텔레비전의 건강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었고 그 프로그램에 나온 전문의들이 무슨 병의 증상은 이렇다고 하면 '본인의 증상과 흡사해 혹시 내가 '그 병 때문에 몸이 아픈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가벼운 기침만 나와도 내가 폐암에 걸린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많이 됐고, 조금만 소화가 안돼도 위암이 아닌지 두려움이 컸고, 변이 잘 안 나와도 대장암을 아닌지 의심이 되어 병원을 찾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말을 진료차트에 꼼꼼히 적어가던 의사는 동생과 같은 경우의 환자가 자신의 병원을 종종 찾는다고 말하면서 이는 자신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는 믿음이나 공포에 사로잡혀 실제 아프지 않는데도 아픈 것처럼 느껴저 병원을 찾는 이른바 '건강염려증에 따른 불안장애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의사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으니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하면서 건강정보 프로그램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고 당부했고, 동생은 의사의 지시대로 처방해 준 약을 꾸준히 복용한 끝에 지금의  몸상태는 많이 좋아진 상태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동생과 같은 '건강염려증'을 텔레비전의 건강 프로그램도 한몫 부추 키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한다. 가끔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 병에 대한 증상을 지나치게 부각하고 부풀려 시청자들로 하여금 건강에 대한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동생의 '건강염려증'이 전적으로 TV 건강 프로그램에 기인했다고 볼 수 없고. 건강을 지키는데 유익한 측면이 많은 건강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때론 '불필요하게 건강을 걱정하게 만든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게 바로 TV 건강프로그램의 역설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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