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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Sep 22. 2022

쫄깃함이 일품인 우렁쌈밥 어때요?

추억과 함께 우렁쌈밥 한 입 가득 채워 봅시다

어느 점심 무렵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내 눈에 뭔가가 딱 걸려들었다. 정확하고 촘촘한 거미줄을 만국기처럼 펼 친 채 미동도 없이 무언가를 응시하는 '거미' 었다. 그 모습이 마치 호랑이가 먹잇감을 덮치기 일보 직전의 모습과도 같아 조금은 호기스러운 무서움까지 느꼈다.


그날따라 그 녀석에게서 괜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때 마치 이빨을 쑤시고 있던 이쑤시개를 그 녀석에게 휙~' 던졌다. 손을 떠난 이쑤시개는 놀랍게도 거미줄 정 중앙 10점 만점에 꽂혔다. 뭔가 걸렸다는 진동을 느꼈는지 '거미'는 잽싸게 움직였다. 



그리고는 이쑤시개 한쪽 끝 음식물 찌꺼기가 묻어 있는 쪽으로 다가가 냄새를 맡는 건지 아니면 빠는 건지 나로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하도 신기해 그 녀석의 행동을 계속 지켜보니 그 이후에도 거미는 한참이나 그곳에 그런 행동으로 머물러 있었다.


여기서 난데없는 이쑤시개 출처가 궁금한 분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집 근처 전통시장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우렁쌈밥집이다. 이 집은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는 이용할 정도로 자주 찾는 곳이다. 그날도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미 녀석을 만나 안 해도 될 일을 한 것이다.


대중적으로 워낙 유명한 음식이라 다들 아시겠지만 새삼스럽게 다시 들먹이자면 우렁쌈밥은 삶은 우렁 살과 각종 양념으로 버무려진 쌈장을 채소와 함께 쌈 해서 먹으면 우렁살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우렁쌈밥의 주재료인 우렁이는 중복족 목 논우렁 이과에 속하는 잡식성이다. 껍데기는 갈색과 검은색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강이나 연못 등에서 주로 서식하지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논에서도 종종 우렁이를 발견할 수가 있다. 우렁이는 낮에는 물속에 머물러 있다 야간에 물 위로 기어 올라오는 특성이 있다.


요즘에는 주로 우렁쌈밥으로 우렁이를 이용한다. 우렁 쌈밥을  먹기 위해서는 우렁이를 삶아내어 알맹이만 '쏙~쏙~' 빼낸다. 된장을 비롯한 각종 양념에 넣고 버무려 양념 된장을 만든다. 그 뒤 준비한 쌈채소에 밥과 우렁살 그리고 양념 된장과 함께 쌈을 싸서 먹으면 된다.



그리고 칼슘과 철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우렁이는 그 옛날 어릴 적 추억의 먹거리이기도 하다. 지금도 뇌리에 주마등처럼 각인되어 있는데 어릴 적 저수나 또는 연못 그리고 둠벙이라는 곳에서 우렁이를 잡아 집으로 가져가면 엄마는 삶아서 주거나 혹은 우렁이 된장찌개 등으로 끓어서 주시곤 했다.


당시 먹을 것이 귀했던 보릿고개 시절, 그 우렁살이 얼마나 맛이 있던지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우렁쌈밥을 즐겨 먹는다. 우리 다 같이 추억과 함께 우렁쌈밥 한 입 가득 채우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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