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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Jun 08. 2020

[스페셜] 낯선 변화들

코로나, 그 이후의 세상


글. 양수복     


만일 작년에 2020년 대한민국에서 왔다는 예언자가 나를 붙잡고 연말부터 코로나19라는 초유의 바이러스 사태가 창궐하고 세상이 이러쿵저러쿵 바뀐다고 미리 귀띔해줬다면. “에이, 말 참 재밌게 하시네. 안 사요~” 하고 빠르게 지나쳤을 거 같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시대는 도래했고 우리는 코로나로 맞이한 조금은 이른, 또는 만나고 싶지 않았던 크고 작은 변화에 대해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침 혹은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비말(침) 혹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과 접촉하고 눈, 코, 입을 만졌을 때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이 밀폐된 장소에 모이는 일을 지양해야 한다. 학교, 회사, 종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들은 대면하지 않고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한 특수학교, 대학, 학원 등 교육시설은 지난겨울부터 네 차례나 개학을 연기하다가 4월, 온라인으로 먼저 개학했다. 난데없이 미래교육 시대가 찾아온 것. 갑자기 나타난 미래에 교육 당국은 우왕좌왕했다. 모든 가정에 PC나 스마트 기기가 있을 거란 전제부터 부서지며 저소득층, 소외계층에 기기 보급이 시작됐고, 교사에 대한 시스템 작동법 교육의 필요성, 콘텐츠 다양화와 수준 통일 등이 지적됐다.(중략)


반대로 이 사태로 말미암아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관계를 재인식하는 일도 생겼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A씨가 최근 교사로부터 받은 문자 한 통이 뭉클하다.      


“하지 않았으면 좋을 경험이지만 코로나라는 전염병 사태를 맞이하고 보니 아이들이 교사에게 어떤 의미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초임 때 아이들을 보면서 설레었던 마음이 조금은 익숙해지고 무뎌졌었습니다. 아이들 얼굴을 일주일에 한 번밖에 볼 수 없으니 다시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중략)”     


회사도 변했다. 다수의 회사가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업종에 따라 일거리가 줄어 휴업이나 직원 휴직을 도입한 곳도 많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채용 계획도 축소됐다. 취업준비생 B씨는 “퇴사 후 1년여 만에 재취업을 시도하고 있는데 자리가 정말 없다. 갑자기 코로나가 닥칠 줄 몰랐고 구직난이 심해져서 당황스럽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시직은 더 불안하다. 매출 감소로 하루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는 아르바이트생도 허다하고 처우가 괜찮은 일자리엔 사람이 몰려 수십 대 일, 수백 대 일로 경쟁률이 치솟았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C씨마저 “매출이 심각하게 줄어서 밤에 잠을 잘 못 잔다. 아르바이트를 뛸까 고민하고 있다.”고 하는 정도다.  (중략)


언제까지 이 사태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미래에 살게 된 우리는 결혼식장에서, 졸업식에서도 마스크 낀 사진을 보며 기점이 된 2020년을 되돌아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위 글은 빅이슈 6월호 2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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