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연필을 부러뜨려 흙바닥에 한 글자 적는다
누군가는
흰 한글페이지에 고이 적어 색 바래지지 않게
두고두고 볼 작품을 남기겠지
하지만
나는 연필을 부러뜨려 울퉁불퉁 뾰족한 모서리로
흙바닥에 적는다
나의 치졸한 고뇌와 허세 가득 감정과 부끄러운 자기 고백을
날아가버리라고
안 쓰고는 못 배기고
손톱이 살을 찌르니
사람들이 밟아 사라질 흙바닥에 적는다
그렇게라도 살려고
예술가의 아내, 작가 지망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