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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박보검이 되려고 한다

by 지망생 성실장

지난 16년간을 남편에게

"너 같은면 니 딸이 이렇게 살면 좋겠냐?" 라고 소리쳤었다.


남편은 그때마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새끼손톱의 거스러미만큼 변화하곤 했다.


"난 당신이 날 사랑한다고 믿지 않아. 사랑한다면 그런 말을, 그런 행동을 할 수가 없어"

라는 나의 말에

아니라고, 난 너를 사랑한다고, 기회를 한 번만 더 달라고, 바뀌겠다고 남편은 약속하고, 사과하고, 노력했었고,

사랑한다는 말에, 다시 주저 앉아 팔짱기고 지켜보는 것을

계속 반복했던 것이다.


그런데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는 매우 큰 변화가 생겼다.


일단 뭐 먹을 때, 토를 달지 않는다

내가 먹고 싶은 것 위주로 먹으려고 한다.

예쁘다고 자주 말해주고

말 하지 않아도 설거지와 청소를 하고

말 한마디도 곱게 하려고 노력한다


심지어는 3년만에 합방도 했다!!


그러다보니

요즘 남편이 박보검처럼 잘생겨보인다


사실 나는 남편을 이제 사랑한다고 생각을 안하고 있었고

그냥 안쓰러움과 열심히 사는 사람을 응원하는 마음, 자식이란 최애를 위한 팬카페의 동지를 응원하는 마음 정도로 살고 있었다.


그런데

합방도 해주고, 말도 곱게 해주고, 무엇보다 내 먹고 싶은 것을 같이 먹어주려고 하니

잘 생겨보이기 시작했다.


드라마가 이렇게 영향력이 크구나 싶다.

그리고 감사하다

이혼과 평생 결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혼보다 평생 결혼 쪽으로 더 기울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왕이면 평생 해로가 여러모로 시끄럽지 않고 좋을테니


이 노력이 오래오래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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