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중2, 인생 첫 수련회

by 지망생 성실장

딸이 수련회를 갔다.

중2다.


코로나와 함께 이런 저런 사고가 터져서, 초등학생때도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등을 가지 못했기에

난생 처음 집을 떠나 친구들과 선생님과 가는 배움여행이다.


원래 애들이 학교 가건 말건 자는 엄마이지만

오늘은 일찍 일어나 가방싸는 것 보면서 잔소리도 좀 해줬다.

짐이 가득 꽉꽉 찬 캐리어 가방은, 내가 유럽 배낭여행 2달 간 가방보다 무거워보였다.

들뜬 마음으로 허옇게 화장한 얼굴이 낮설었다.

낑낑대며 가방을 끌고 나가는 딸을 한 번 꼭 안아 주었다.


그렇게 2박 3일 여행을 떠났다.


내가 대학생때 터졌던 유치원생들 불나서 다 죽은 사고와 세월호와 각종 사건 사고의 뉴스들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교육적인 목적도 있고, 단체 생활의 목적도 있고, 여러 추억도 되고 좋은 점이 있으니 학교에서 추진을 했겠지만, 아이도 설레이고 기대하고 다녀와서 재잘재잘 좋았던 이야기를 하겠지만


정말 무서운 생각들이 스쳐지나가고 있다.

내가 예민한 엄마이고 첫애기라서 그렇겠지만 하고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중이다.


고작 2박 3일 수학여행가지고 이런데

훗날 아이가 여행이라도 가고, 무슨 유학이라도 가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그러고보면 우리 부모님은 대범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하는 수련회란 수련회는 다 보내주시고

혼자 2달 배낭여행하는 것도 의심없이 보내주고

결혼도 한치의 망설임이나 걱정 없이 그냥 막 보내버리고

대범한건지 무신경한건지......


일단 다행히 교통사고 없이 잘 도착했다고 알림문자가 왔다.

에이고 선생님들도 얼마나 긴장되실까

그 와중에 일정마다 학부모들에게 알림도 보내야 하고

정말 감사할따름이다.


믿어야지

내보내야지


그리고 일단 떠난거


어쩔 수 없다.

오늘은 둘째랑 신나게 놀아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상은 뭘 해도 3% 이상은 안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