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엄마의 울음

by 지망생 성실장

지난달에 했어야 했던 눈과 관련된 근무력증 검사가 오늘이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병원내 커피숍에서 커피를 사들고 엘레베이터를 탔다.

최고의 대학병원답게 커피숍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고

엘레베이터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만원 전철같이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겨우 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어쩌다보니 엘레베이터 문이 아니라. 벽과 엘레베이터 뒤 사이를 바라보는 어정쩡한 상태로 타게 되었다.

손에 커피를 들고, 어정쩡한 위치에서 불편하게 서 있었는데, 옆을 보니

애기띠를 한 애기 엄마 서 있었다.

그녀가 갑자기 털썩 앉아서 놀랐는데 엘레베이터 구석에, 아마도 환자를 위한, 의자가 있었는지 그 의자에 앉는 것이었다.


애기는 주의를 두리번거리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마침 고개를 숙인 나와 애기랑 눈이 마주쳐서 나도 모르게 방긋 웃어버렸다. 애기는 나를 따라 살짝 웃었다.


그런데 애기 엄마가 갑자기 "흑흑" 하면서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5개월쯤 되어보이는 갓난 아기는 금새 엄마를 쳐다보고, 나를 쳐다보고, 엄마를 다시 보면서 천진난만하게 그렇게 고개를 까닥까닥했다.


애기띠를 한 애기 엄마는 안경속으로 손을 넣어 눈물을 훔쳤지만. 흐느끼는 소리는 멈출 수가 없었다.


엘레베이터 안은 무척이나 조용했다.


엘레베이터는 금방 다음층에 도달했고, 문이 열리고 우르르 사람들이 내렸다.


나도 내렸다.


어떤 상황일지 감히 짐작을 하면 안되겠지만

아마도 병원이니 누군가가 아픈 것이겠지. 갓난아이의 아빠일까. 엄마인 그녀일까. 아니면 아기일지도... 부모나 형제일지도 모를일이다.


엘레베이터안에는 환자도 있었고, 보호자들도, 병문안온 사람들도 있었겠지.

어쩌면 그 중에 누군가는 그녀처럼 이미 울어본 경험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소리내어 그녀를 위로하지 못했지만

만원이었던 엘레베이터안의, 그 고요한 침묵은, 그녀와 그녀의 아기와 가족을 위한 모두의 조용한 위로가 아니었을까.


하루종일 그녀의 울음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고,

그 갓난아이의 눈이 아른거렸다.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뭐라고 감히 정말 감히 그녀를 위로해줄 수 있었겠는가.


그저 무엇이든 어떻게든 그녀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신이 그녀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보다 더 일머리 없는 직원,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