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꿈꾸는 하루

by 지망생 성실장

아침 7시 기상

깨끗한 부엌에 들어선다. 시원한 물 한잔과 영양제, 유산균, 정신과 약을 먹는다.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아침 빵이나 떡과 과일을 차려준다.


아이들을 깨우고,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고,

아이들 저녁을 차린다.

신선한 샐러드, 고기류, 과일, 밥과 반찬으로 된 예쁘고, 균형잡힌 식사한끼이다.

저녁 준비한 내용으로 도시락을 싼다.


나는 짜투리 음식들로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바로 부엌을 치우고,

거실도 치운다.

세탁기의 빨래를 건조기에 넣는다.


깨끗하게 샤워를 한다.

머리를 깔끔하게 드라이세팅하고, 간단한 화장을 한다.


남편은 출근하던 말던,

10시에 가방을 들고 첫번째 사무실에 간다.

전자상거래인 첫번째 사무실에서,

물건을 판다.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

6시 첫번째 사무실에서 일어난다.


7시 두번째 사무실에 출근한다.

낮에 온 상담내용을 정리하고

이것저것 일을 하고, 저녁은 배달을 하나 시켜 먹는다.

청소하고 11시에 퇴근한다.


집에오면 11시 30분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 정리하고,

각각 방에 넣어주고

티비를 보며 간식을 먹고,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내일 식단을 생각해놓고,

1시에 잠이 든다.


******************************************


이 간단한 것을 나는 하나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는

아침에 애들이 학교 가건 말건, 오전 11시에 일어난다.

샤워를 하지 않고, 세수만 하고 이빨만 닦고, 허겁지겁 출근을 한다.

이런 저런 일을 하며, '유튜브'를 본다.

배달을 시켜 먹는다.

6시에 두번째 사무실에 가서 이런 저련 일을 하고, '유튜브'를 본다.

남편과 일을 마치면, 한 일도 없는데 밤 1시가 다 된다.

집에 오면 1시 30분.

남편과 치킨으로 저녁을 먹고, 씻지도 않고, 치우지도 않고 티비를 보다 3시쯤 잠이 든다.


아침에 거실에서 밤에 먹는 맥주캔과 야식먹은 것만 대충 치우고, 다시 출근을 한다.

애들은 대충 배달음식을 시켜준다.


*******


집은 항상 지저분하고

주방 싱크대에는 썩은 음식 냄새가 나고

빨랫감은 항상 쌓여있고

거실은 항상 이런 저런 물건들이 팽개쳐저있다.

나는 일주일에 한번 샤워 및 머리 감기를 하고

몸에서는 냄새가 난다.


******


원인은 무엇일까?

남편이 지적하듯이 하루종일 빠져있는 유튜브일까?

무기력감인 내 정신병 때문일까?

전자상거래 사업장 1과 교육서비스업인 사업장 2가 둘 다 장사가 안되서일까?


진짜 장사 오지게 안된다......

장사가 안돼서 상담이 줄어들고, 할일이 없으니 무기력해진 것일까?

내 무기력증 우울증 때문에 장사가 안돼서 손님이 줄어든 것일까?


남편은 이럴 수록 힘을 내서 더 출근을 하고, 일을 하라고 한다.

사실 나는 똑같이 8년을 일했는데. 일도 지겹고, 이제 사업이 하락세인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도 든다.

그리고 자꾸 졸리다.

오늘 토요일인데 오후 4시까지 정신없이 잠을 자고 일어나 겨우 5시까지 출근을 했다.

그런데 결국 7시까지 꾸벅꾸벅 졸다가.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은 아니고

내 정신 건강을 위해 브런치에 고백글을 쓴다.


너무 더럽고, 너무 게으르고, 못생기고 뚱뚱하고, 일도 못하는 것 같고.

실력도 없고, 한심하고 또 한심하다.


고백하자면 당뇨약도 거의 안 먹었고, 정신과약도 3일에 한번 겨우 먹는다......

진짜 의지박약이다.


장사가 안되는 불안감으로 나를 이렇게 망치는 것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조금이라도 메타인지가 되고 있다는 뜻일까?


많은 주부 유튜브들을 보면, 그들은 항상 깨끗한 집에, 영양가 좋은 식사로 아이들 챙기면서,

유튜브로 돈도 벌고, 외모도 가꾸고 너무 좋아 보인다.

그들이 전업주부인것처럼 포장하지만,

사실은 살림하는 것 찍고,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 품이 많이 드는 것들이란 것을 잘 알기에

그들은 프리랜서로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물론 살림과 일이 겹쳐이겠지만

정말 너무 깔끔하고 깨끗하고 건강해보여서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일주일 열흘씩 머리도 안 감고

히키코모리처럼 외형이 참으로 가난한 나와는 정말 다르다.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


깨달았으니, 오늘부터 좀 바뀌면 되려나?

오늘밤에 일단 설거지랑 샤워부터 하면 되려나?

내일 빨래도 하고, 밥도 좀 하면 달라지려나?

그럼 에너지가 돌아서 손님도 좀 오고, 장사도 잘 되려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잘못으로 회사가 휘청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