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회식은 외로워

by 지망생 성실장

오늘은 남편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동창회 날이다. 퇴근시간 5시인데 30분 전부터 땡 하면 가야한다고 왔다 갔다 하면서 정신없게 만들었다. 얼마전 시댁 모임에 꾸물럭 대다가 지각해서 나만 혼나게 한 주제에, 친구들과의 만남은 지각 안하려고 애쓰는게 꼴보기 싫었다. 하지만 정말 얼마만의 친구 모임인가를 알기에 그 설레는 마음도 이해는 갔다.


남편이 혼자 동창회를 가니, 나도 오늘은 혼술 회식을 하기로 했다. 애들은 어차피 다 커서 집에 일찍 안가도 상관없다. 게다가 아직은 둘 다 학원에 있을 시간.

혼자 사무실 앞 해물탕 집에 앉아 동태탕과 처음처럼을 시켜놓고 보니 좀 외로웠다. 유튜브 보면서 먹는데도 심심했다. 카톡방에 동네 엄마들 모임이 생각났다. 큰 기대는 안하고 '혼자 회식중이예요' 라고 올렸더니 본인들 퇴근하고 모이자고 한다. 신나서 기다린다고 했다.


지금은 혼자 회식을 끝내고, 사무실에서 잠시 시간을 뗴우는 중이다.


동네 엄마들과 술을 마셔본 것은 2주전에 처음있었다. 어쩌다가 아래층에 사는 큰애 친구 엄마랑 맥주를 한 잔했다. 동갑이고, 큰애들도 친해서 몇번 커피도 마시고 하나 사이라 자연스럽게 술도 하게 된 것이다. 이사온지 6년만이고, 큰 애를 낳고 16년만에 처음으로 애기 엄마랑 술을 마셔보았다.

재미있었다. 정말이지 즐거웠다. 하지만 뭔가 불편했다. 거래처 직원과 밥을 먹는 시간처럼, 좋은 사람 좋은 시간이나. 내 행동거지에 따라 우리 큰애의 사교생활에 영향이 미친다고 생각하니 사실 아주 편하지는 않았다.


술취하면 안된다! 하는 소개팅 첫날 같은 마음이랄까?


아니지... 소개팅에서는 취해야 맛이니까

회사 회식에서 취하면 안된다가 맞을까? ㅋㅋ


암튼 그날 둘이 돈 10만원원 넘게 쓰고, 맥주를 들이 붓고 그러나 또렷하게 집에 왔다.


그리고 오늘 생애 2번째 술 모임이 될 것 같은데, 혼자만 이미 소주 반명을 먹은 상황이라. 오늘은 웬지 좀 편하게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하다.


그러고 싶다.

그렇게 나도 친구를 만들고 싶다.

너무 속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당히 풀어질 수 있는 술 한잔 할 수 있는 동네 친구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오늘 이 세명의 만남이 그리 되면 좋겠다.

애들도 친하고

우리도 친하고

응답하라 아줌마 3인방 처럼 말이다. ㅎㅎㅎ


지금이 7시 , 잠시 뒤 8시에 만나기로 했다 ㅋㅋㅋ

주책을 부리지 말고 잘 어울려야 할 텐데

신입생 OT 처럼 떨린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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