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할부로 헬스 피티 결제는 아닌 것 같다.

24층 걸어올라와볼까...

by 지망생 성실장

나는 일년에 1번도 친구를 못 만나는 삶을 살고 있고,

남편 역시 마찬가지인 상태이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매우 좁은데.

사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이렇게 일과 아이만 보고 살지 않을까 싶다.

맞벌이라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비루한 인간관계 덕분에 꼬박꼬박 만나는 시댁 식구들이 유일한 인간관계라니 참 생각할 수록 쩝이다 쩝.


암튼

앞에 글에서 썼지만

시누를 명절 시부모님 생신등 따박따박 만나면서 부러운 것이 많은데. 다른 것들은 팔자가 다르니 어쩔 수 없지 라고 치부하고 마는데,

몇년 전부터 운동을 하는 것은 진심 보기 좋고, 너무 부럽더라.


그래서 올해는 큰 맘 먹고 운동을 해보자, 쭈구리처럼 배아프다고만 하지 말고, 한 번 해보자고 생각을 했다.


언제까지 동네 마트만 다녀와도 힘들어서 30분은 누워서 멍때려야 하는지

뭐 하나 하면 기력이 딸려서 죽을 것 같이 헉헉 대는 이 체력으로 평생 살 수 없지 않은가

당뇨약을 줄일 수 있으면 더 좋고 하는 심정으로 동네 헬스장 2 군데를 상담 갔다 왔다.


남편 역시 자기도 하고싶다고 해서, 그래 둘 다 운동하면 부부 사이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상담을 다녀왔다.


피티는 1회당 5만원-8만원 사이였다.

10번을 결제하면 50만원 + 헬스장 이용로 ( 락커, 옷 포함 ) 1달에 8만원 정도

이래저래 6개월로 잡고 계산하니 1달에 35만원 꼴이고, 두명이니까 합이 매달 70만원,,,

심지어 매달 70만원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몇백만원을 결제를 해야 매달 35만원 꼴이 되더라.


흐음...


남편은 하자고, 그 돈이 있다고 했다.

내가 정말 그 돈이 있느냐? 물어보니, 몇달전에 중고로 사준 내 핸드백 할부가 2달 뒤에 끝나고, 이번달에 내 패딩 산 것 할부가 3개월 뒤에 끝나니가 괜찮다고, 할부로 결제하면 된다고 했다.


아.. 나는 할부가 너무 싫다.


핸드백도 옷도 14년간 한 번도 사지 않았기에 들도 다니던 등산용 천 크로스 가방이 낡고 끊어져서 사고,

옷도 14년간 한 번도 사지 않아서, 친정 언니가 물려준 옷을 하도 입어서 자꾸 솜이 삐져나와서 남들이 고양이 기르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사긴 했는데.

사면서도. "내가 그렇게 힘들게 고생해서 돈을 버는데, 왜 나는 현금으로 못 사고, 할부로 빚을 내서 필수품을 사야 하는가" 기분이 언짢았다.


또, 카드 할부라니......

필수품도 아니고, 고작 취미에...

친정 언니는 병원비 약값이라고 생각하랬지만.. 도저히 그렇게 계산이 안되는 것이 내 지금 정신 상태이다.


결국 나는 싫다고 했다.


어차피

운동을 할 시간을 내는 것도 쉽지 않다.

애들 아플때 소아과에 데리고 갈 시간도 함부로 못 내는 현실인 것을......


심지어

카드빚으로 시작하다니......

( 나에게 카드 할부는 카드빚이다 )

내가 그 순간을 즐길 자신이 없다.

내가 그렇게 운동을 하는 남편을 용납할 자신이 없다......


남편에게 3개월 정도, 밤에 맥주와 치킨을 안 먹고 그 돈이라도 모아서 종잣돈을 만든 후,

그 돈에 보태서 추가로 카드 할부 붙여서 내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100% 빚, 카드 할부, 카드빚으로 취미를 시작하는 것은 싫다고 분명히 말했다.




새삼

취미가 있고,

저녁이 있는 삶이란

매우 부자들의 인생이구나 싶다.


절대적인 돈도 있어야 하지만

시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여유와

무엇보다 그 돈을 지불할 용기가 있는 심적인 여유까지...


나는 넷플릭스 외에 취미를 가질 수 있을까......


나름 열심히 사는데.

부자가 되는 것은 역시나 쉽지 않다.



3개월 뒤에 운동을 다닐 수 있게 하자고

그때까지는

야식을 멈추고

유튜브로 5분이라도 운동을 하던지

24층 우리 집까지 하루에 1번만 걸어 올라오자고 하긴 했다.


돈이 없으면 없는데로 해봐야지 머.



시어머니께서 설날에 그런 말을 하셨다

"형제들이 다 잘사는 게 며느리 복이다. 형제지간에 잘 안풀리는 이 있으면 돈을 꿔주기도 하면서 머리 아프다. 동생들이 잘 사니 얼마나 좋으니"


그건 정말 공감이다.

인터넷에 보면, 형제들에게 돈을 꿔주거나 등등 머리 아프다고 하는데.

형제들이 모두 다 멀쩡히 제 밥벌이 하고, 아주 탄탄하게 잘 사는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게다가 부모님들도 연금 나오시고.


사실,

내가 문제긴 한데

친정 언니한테 갚긴 했지만. 돈을 꾼 적도 있고,

지금도 친정 부모님께 돈을 갚고 있고 등등 ㅋㅋ


그래도 차곡차곡 갚았고, 갚고 있고

멀쩡하게 잘사는 양가 부모 형제들이 있음에 감사하다.


이제 나만 잘 살면 된다.

항상 내가 문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돈이 없으면, 병원비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