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나은 것이 있어서
굉장히 오랫만에 감사 일기를 쓴다
아침에 9시에 일어나서, 병원에 갔다가. 출근을 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밥을 하고, 다시 출근을 하면서 진이 빠져서
지금 1시간 정도 넋놓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했다는 점에서 나를 칭찬하고 싶다.
나의 모든 우울증의 근본 원인은
돈이 부족하고, 체력이 부족한 것에서 오는 것임을 잘 안다.
청소년기부터 나는 우울증이 항상 있었는데,
결혼과 출산과 독박 육아와 경제적 고난 속에서
사회와 단절되어
'가부장제속에 무탈하게 경제적 고난 없이 살아온, 그리고 여자를 하찮게 보고, 여자가 일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며, 무엇보다. 내 딸의 능력을 하염없이 후려치기 바쁜, 병신만 아니면 아무한테나 시집가라고 24살부터 말해온 친정 부모님'에게 기대야했으며.
그 와중에 말해뭐해 너무나 평범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가와
잘난 남편 사이에서
우울증은 더더더 깊어갔다.
그 와중에
돈이 부족하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더 해야하는데.
체력이 부족하니 일을 많이 못하는 이 굴레 속에서
아이들로부터 탈출은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사지가 잘린 기분이고
모든 내 선택은 잘못된 것 같아서 휴지 하나를 고를때마다
잘못된 선택으로 돈 백원을 더 쓸가봐 괴롭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왔다.
지금도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나마 나은 것은
큰애가 많이 커서, 미안하고 고맙게도 말이 좀 통하고
둘째도 티비만 있으면 혼자 몇시간이고 있어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둘 다 성실하게 학원이라도 잘 다닌다는 것
이런 저런 해결책 중에 당장의 해결책은
어떻게든 아침 10시에 출근을 해서
직원 교육을 시키고
내가 아침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집중해서 근무를 하는 것인테
아이들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고,
학원 상담, 둘째가 오래 혼자 못 있으니 그럴때마다 왔따 갔다
밥도 해줘야하고
하여간 기억은 안나는데 계속 핑계가 많았다.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이 새벽 2-3시까지 안 재우고, 밥을 해줘야하고, 회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늦게 자니, 늦게 일어나고, 항상 피곤에 쩔어있고.. 악순환인데
올빼미가 당연한 남편은 그런 나를 이해를 못하지
4살까지 2-3시간 밖에 안자고, 울고 보채고 엄마 팔을 잡고 자던 큰애와
순한 둘째아이가 엄마 팔베게를 안하고 자게 된 것은 큰애가 11살 되던 해였고
각자 방에 들어가 자기 시작한 그 해부터
남편은 더욱 당당하게 새벽에 회으를 시작했다
( 우리는 섹스리스이다. 진짜 우리의 장사 사업에 대한 회의를 했다 )
나는 결혼 후, 6시간 7시간 이어서 잔 적이 거의 없다. 새벽 2-3시에 자서, 7-8시에 일어나서 밥해주고, 등원시키고, 다시 1-2시간 잤다가. 집안일, 출근했다가. 하원시켰다가 학원쫒아다녔다가. 출근했다가 퇴근했다가 밥했다가.. ㅋㅋㅋㅋ
지금 내가 당뇨약을 먹는 이유는, 불규칙한 생활 때문이라고 강하게 생각한다.
암튼 이런 상황속에서
남편 사장님은
"집안일 핑계로 회사일을 대충하는 것을 봐줘야지 어쩌겠어" 포지션이고
남편은
"그래도 이렇게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으니 좋지?" 하고 있다.
내가 애들을 때리고, 욕하고, 지랄병이 도지면
1-2일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며 미안하다 고맙다 하고.
또 1-2달 쿨 타임이 지나면
나는 고래고래 욕을 하면서 매질을 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고
또 사과하고 울고 정신과를 검색하고
남편은 청소기를 한 번 돌리고...
결과적으로 나는 이제 둘째가 컸으니
학원을 보내기로 했다.
큰애 100만원
둘째 100만원
뉴스에서 1인당 사교육비가 200만원이라고 하는데, 이해가 간다. 결코 월 100 만원은 큰 돈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제대로 영어 교육을 시키려면 월 35만원은 써야 한다
( 독해, 회화, 문법 골고르 제대로 시키려면)
수학도 35만원
여기에 태권도 15만원
논술 15 만원 이면 딱 100만원이다.
큰애 둘째 이렇게 잡고 보니
이제야 둘 다 6시까지 학원을 뺑뺑이 돌고,
이제야 나도 큰 이변이 없는 한, 10시 출근, 7시 퇴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동안은 돈이 너무 없어서 학원비가 없어서 못 보냈고, 애들도 학원가도 넋놓고 있을 것 같았고, 애들도 싫어했고 등등 핑계가 많았는데
이제는 눈 딱 감고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필라테스는 이미 돈을 낸 2달만 더 다니면 못 다닌다
그리고 생활비는 식비 외식비 배달비 다 포함해서 월 50만원 이고
주말 외식은 그냥 라면으로 떼울예정이다.
그래도
내가 좀 더 일을 할 수 있으면, 차라리 덜 지랄병이 나겠지 싶다.
둘째가 학원을 뺑뺑이 돌면서 유튜브를 덜 보면 내가 덜 지랄하겠지 싶다.
남편도 내 결정을 많이 좋아한다.
큰애는 학원숙제가 많아진 것에 긴장을 하고
둘째는 학원 잘 다니면 사탕 사준다는 말에 그저 좋다고 한다.
이 와중에
남편이 그냥 사장이었으면
나는 남편을 존경하면서 회사를 잘 다녔을 것 같다.
나는 결혼 안한 워커홀릭 직원이고
남편은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나는 사장을 혼자 짝사랑하면서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
또는
우리가 이혼을 하고,
내가 혼자 아이를 기르고
일은 같이 하면,
어차피 독박육아 대놓고 독박육아니까 동정심 받을것이고
남편은 꼬박꼬박 면접교섭권 1달 2회를 쓴다면
지금처럼 1달에 1번 집에 있을가 말까보다 더 자주 애들을 볼텐데 라는 상상
그 와중에도
다시는 남편을 안 본다는 상상을 안하는 것을 보면
애들 아빠로서도 내가 인정을 하고
사람으로서 남편을 인정하긴 하나보다
그런데 왜 ? 나에게만 힘들게 할꼬
왜? 나는 온 가족의 그늘과 어둠과 힘듦을 내가 안고 있어서 썩어 문들어지고 시들어빠지고 있는 기분일까?
뭐가 억울할까?
암튼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시작되었고
지금 회사에 있고
애들 밥도 차리고 나와서 죄책감도 덜하니
오늘은 어제보다는 나은 하루가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