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가능노선 - 5호선, 8호선
천호역은 5호선과 8호선이 만나는 유일한 환승역이자 강동구에 위치한 역 가운데 유일한 환승역이기도 하다. 강동구와 인접한 송파구의 경우 환승역이 꽤 많은데, 의외로 강동구는 환승역이 없다. 한강을 끼고 마주보는 광진구도 2개의 환승역이 있다.
그런 점에서 천호역은 상당히 중요한 철도 교통 요충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천호역은 5호선 하남검단산역행 열차에 있어서는 마지막(첫 번째) 환승역이다. 마천행 열차의 경우 올림픽공원역이나 오금역에서 추가 환승이 있다.
◆ 원형 광장을 연상하는 듯한 환승통로
천호역은 다른 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의 환승통로를 볼 수 있다. 지하 3층에 위치한 5호선과 지하 2층에 위치한 8호선은 물론 지하 1층에 자리한 백화점까지 하나가 되어 큰 광장을 이루고 있다.
이 환승통로는 원형으로 되어 있으며 실제로 계단도 원형으로 꺾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안내도 역시 환승통로는 원형으로 표시해놓았다.
재미있는 것은 환승통로 간 연결해놓은 계단을 이동할 때마다 다른 노선이 나온다는 점이다. 그만큼 환승거리가 짧은 역이기도 하다. 이렇게 연결된 계단을 세 번 거치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계단의 모양도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행선지 표시가 없으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헷갈리기 십상이다. 더 나아가 지하 2층의 8호선 승강장에서 지하 1층 대합실로 연결되는 통로 역시 원형의 계단으로 이어져서 지하철 환승통로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이렇게 계단만 오르거나 내려가면 바로 다른 노선이 나올 수 있도록 설계가 가능했던 것은 두 노선 승강장이 모두 상대식 승강장이기 때문이다. 천호역은 이 상대식 승강장을 가장 잘 활용한 역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환승통로는 승객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원형 광장처럼 넓은 공간을 만들어서 승객들의 동선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넓어진 공간 덕분에 대합실로 이어지는 연결통로도 같은 공간에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계단이 워낙 짧아서 지하 3층 입구에서 지하 2층의 열차 진입 안내 방송이 들리기도 한다. 이는 승객들의 발걸음을 더욱 부추기는 장치가 된다. 8호선의 경우 승강장에 따라 승객 편차가 심한 편인데, 천호역의 다음 역인 암사역이 종착역인 영향이 크다.
하지만 8호선이 구리, 별내 연장 구간이 개통하고 나면 그 편차는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5호선도 물론 편차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8호선보다는 구분이 잘 되지 않는 편이다.
◆ 같은 듯 다른 5호선과 8호선 승강장
천호역 안내도를 보면 두 노선은 승강장 구조까지 똑같은 것처럼 보인다. 두 노선 모두 승강장 한 쪽 끝에 원형 광장 같은 환승통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5호선의 경우 환승통로 반대편에 또 하나의 연결통로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8호선은 환승통로이자 연결통로인 원형 광장 공간 외에는 별도의 통로가 없다. 그래서 원형 광장 공간을 벗어나면 승강장 폭이 급격하게 좁아진다.
암사역 방면 승강장은 어차피 다음 역이 종착역이라 승객의 분산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반면, 강동구청역 방면 승강장은 앉기 위해서 앞쪽까지 승객이 골고루 분산되는 편이다. 이는 다음 환승역인 잠실역은 물론 석촌역과 가락시장역에 이르기까지 모두 진행방향 앞쪽에 환승통로가 연결되는 점도 분명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천호역에서 유일하게 환승을 할 수 없는 통로에는 8호선 환승이 안 됨을 안내해놓은 문구를 볼 수 있다. 이곳을 올라가게 되면 2개 층을 이어도 충분해 보일 정도로 긴 에스컬레이터가 등장하는데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면 바로 대합실이 나오게 된다.
이곳에 위치한 개찰구를 빠져나오면 영등포구청역과 마찬가지로 지하 주차장을 만날 수 있다. 아무래도 5호선이 한강 하저 터널의 영향으로 선로 자체가 깊어졌기 때문에 그 공간을 부족한 주차장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차장도 표기해놓은 영등포구청역과 달리 천호역 안내도에는 따로 주차장 표기를 볼 수 없다. 참고로 주차장은 5, 6번 출구 쪽으로 가면 연결통로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