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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층 구조의 환승통로를 가진 '올림픽공원역'

환승 가능노선 - 5호선, 9호선

by 철도 방랑객

올림픽공원역은 5호선이 두 갈래 길로 나누어진 이후 처음 등장하는 환승역이다. 물론 더 다음에 나오는 오금역이 갈림길 구간의 첫 번째 환승역이 되었지만, 강동역을 지나 마천행 열차만 운행하는 구간에 진입한 후 먼저 등장하는 역이 바로 올림픽공원역이다.


5호선은 무려 6회나 만나는 2호선 외에도 9호선도 자주 만나는 편이다. 2호선과의 환승은 4대문 근처에서 집중적으로 환승이 이루어지는 반면 9호선과의 환승은 처음과 중간 끝에 걸쳐 고루고루 만나고 있다.


5호선이나 9호선 두 노선 모두 강서와 강동을 이어주는 노선이라 시 종착 구간이 거의 일치하는 영향도 분명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강남과 강북을 모두 오가는 5호선에 비해 9호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강 북쪽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올림픽공원역에서 반대편의 김포공항역까지 5호선보다 9호선의 소요시간이 훨씬 짧다. 게다가 9호선은 급행열차까지 있기 때문에 5호선 승객이 9호선으로 많이 흡수된 것 같다.


한편 5호선은 하남검단산행 열차와 번갈아가며 운행해서 강동역 서쪽 구간보다 열차 간격이 두 배 가까이 길어진다. 평소에는 경의중앙선에 버금갈 정도로 열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열차가 진입할 때 외에는 제법 한산한 편이다.


9호선의 경우 급행열차와 일반열차가 1~2분 간격을 두고 나란히 들어오기 때문에(급행열차가 일반열차를 추월하는 송파나루역의 영향) 5호선만큼이나 열차 간격이 길게 느껴지는 곳이다. 그러나 열차가 진입할 때만큼은 순간적으로 열차가 밀려서 진입하는 2호선을 연상하게 한다.


◆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두 노선

올림픽공원역의 두 노선은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5호선은 도로 아래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반면, 9호선은 올림픽공원 쪽으로 더 들어간 채로 평행하게 위치하고 있다.


올림픽공원역이 있는 곳은 교차로가 아님에도 이처럼 9호선이 조금 특이한 형태로 이어져 있는 영향으로 환승역이 될 수 있었다.


이 역의 환승통로는 다른 역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5호선 방이역 방면 승강장은 9호선으로의 환승에 있어서 선택권이 두 가지가 있다. 반면 5호선 둔촌동역 방면 승강장은 선택권이 한 가지 밖에 없다.


그 마저도 반드시 5호선 대합실을 거쳐야만 9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한 형태다. 따라서 5호선 올림픽공원역은 9호선이 개통했을 때나 그 이전에나 구조적으로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기 어렵다.


올림픽공원역 사진1.jpg ▲ 5호선 대합실과 연결된 9호선 환승통로.


이렇게 한 곳에만 환승통로가 있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올림픽공원역 환승통로지만, 5호선 이용 승객의 편의를 고려해서인지 환승통로가 하나 더 있다. 환승통로별로 별도 배너까지 만들어서 안내해 놓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쓴 것을 볼 수 있다.


대합실을 통한 환승통로는 5호선 기준 양방향 모두 환승이 가능하지만, 대합실과 나란히 이어져있으나 그 아래쪽에 위치한 환승통로는 5호선 방이역 방면 승강장에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반대편인 둔촌동역 방면 승강장으로는 연결이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구분을 위해 아래쪽 환승통로는 마천, 오금 전용 환승통로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위쪽 환승통로는 5호선 전 방향 환승 가능 문구가 있다.


9호선의 경우 섬식 승강장이어서 5호선과 달리 행선지 구분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5호선 환승역은 대부분 5호선이 섬식 승강장이고, 다른 노선이 상대식 승강장인 경우가 많은데, 올림픽공원역은 그 반대로 되어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올림픽공원역 사진2-1.jpg ▲ 9호선 대합실에서 5호선 전 방향 환승이 가능한 지하 1층 환승통로.
올림픽공원역 사진2-2.jpg ▲ 9호선 대합실에서 5호선 마천행 방향 환승만 가능한 지하 2층 환승통로.


◆ 환승 승객 분산을 유도하는 복층 환승통로

이처럼 환승통로가 두 곳에 걸쳐 있는 올림픽공원역은 승객 분산이 잘 유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병목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9호선 승강장이 5호선 바로 아래에 위치했다면 최상의 조건이겠지만, 현재 모습에서 이와 같은 환승 구조는 최선의 대안이 아니었나 싶다. 만약 복층으로 건설되지 않고 5호선 대합실과 9호선 대합실만 이어주는 환승통로만 있었다면 분명 병목현상이 발생했을 것이다.


특히 9호선의 경우 환승 게이트를 설치하기 때문에 그곳을 거쳐 가는데 일정 시간이 지연된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더욱 그렇다.


9호선 대합실은 신설 역의 추세에 맞게 지하 정원을 볼 수 있다. 이는 9호선 3단계 개통 구간 대부분의 역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요즘은 삭막한 지하 공간을 이처럼 생기가 돋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올림픽공원역 사진3.jpg ▲ 대합실을 작은 정원으로 꾸며 놓은 9호선 대합실.


한편 9호선 승강장에도 5호선 환승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볼 수 있다. 마치 김포공항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층마다 5호선 행선지 표기를 다르게 해놓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9호선 승강장은 섬식 승강장이어서 통로 폭이 조금 좁은 편이다. 마침 양 방향 열차가 모두 들어오게 되면 병목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환승통로가 곧 연결통로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올림픽공원역 사진4.jpg ▲ 층별 환승 안내를 해놓은 9호선 환승통로.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8월 31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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