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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Sep 14. 2023

환승통로의 대부분이 에스컬레이터인 '거제역'

환승 가능노선 - 부산3호선, 동해선(1회용 승차권 등 환승불가)

 거제역은 3호선과 동해선이 만나는 역이다. 이 역의 인근 역은 연산역과 교대역으로 인접한 3개 역이 모두 환승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 역은 지상에 자리한 동해선과 지하에 자리한 3호선이 만나는 역으로 높이 차이로 인해 환승거리가 길어진 역이다. 특히 인접 역인 연산역의 영향으로 3호선이 깊은 곳까지 내려간 상황이라 인근의 교대역에 비해 환승시간이 더 걸린다.


 이 역도 교대역과 마찬가지로 개찰구를 통과해야 환승통로가 나온다. 따라서 출구와 출구를 잇는 가상의 환승통로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3호선의 6번 출구와 동해선 9번 출구는 거의 같은 공간에 위치하고 있는데 6, 9번 출구에서 각 노선의 개찰구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에 유도해놓은 환승통로를 이용하는 것과 시간에 있어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 이유에서 6, 9번 출구에는 별도로 다른 노선에 대한 안내가 없는 것 같다.


 만약 3호선 하차 위치가 연산역 방면 승강장 쪽에서 가까우면 6번 출구를 이용해 9번 출구로 이동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반면 종합운동장역 방면 승강장 쪽이면 유도해놓은 환승통로로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르다.


 그렇기에 환승통로에 일괄적으로 9, 10번 출구까지 안내해놓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적어도 9번 출구는 6번 출구를 통해 이동하라고 해야 승객 입장에서도 훨씬 동선을 짧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환승통로로 이동 후 다시 9번 출구로 나오려면 지하에서 지상 3층까지 올라온 다음 다시 지상 1층으로 내려와야 하는 상당히 돌아가는 동선이 완성된다. 그렇게 해서 9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6번 출구가 보이기 때문에 승객 입장에서 당황스러울 수 있다.


▲ 거의 같은 위치에 있는 6, 9번 출구(6번 출구에서 바라본 모습).
▲ 거의 같은 위치에 있는 6, 9번 출구(9번 출구에서 바라본 모습).

    

같은 통로지만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는 환승통로

 앞서 언급한대로 거제역은 승강장 높이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환승통로의 대부분은 에스컬레이터가 차지하고 있다. 동해선의 다른 환승역과 달리 거제역은 평면 무빙워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해선의 다른 환승역과 환승시간이 비슷한 이유다.


 3호선 개찰구를 빠져나오면 바닥에 환승 유도선이 있는데 그곳을 따라가면 진행방향 우측으로 에스컬레이터가 펼쳐진다.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부터는 외벽 타일이 달라지는데 건설 시기별로 어떤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해왔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 3호선 거제역 대합실과 연결통로.
▲ 동해선 거제역 환승통로.


 3호선 대합실은 작은 타일이 여러 개 붙어있지만 동해선 환승통로 쪽은 큼직한 타일이 붙어있다. 3호선 쪽은 밝은 분위기인데 동해선 쪽은 어두운 분위기로 수도권과 비슷하다.


 수도권의 지하철-코레일 환승역도 지하철역은 밝은 분위기지만 코레일 역은 어두운 편이다. 이런 기조는 지역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 같다.


 3호선 쪽에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를 하나 지나면 더 높아진 에스컬레이터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곳을 지나면 동해선 대합실이 등장한다. 두 에스컬레이터의 차이가 있다면 올라가는 방향 우측에 엘리베이터 연결통로가 있냐 없냐의 차이다.


 동해선에 가까이 위치한 에스컬레이터는 엘리베이터 통로와 따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계단이 벽과 바로 붙어있다.


▲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으로 구성된 동해선 대합실 쪽 환승통로(아래서 위를 본 모습).
▲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으로 구성된 동해선 대합실 쪽 환승통로(위에서 아래를 본 모습).


 동해선 대합실이 등장하면 3호선에 있던 유도선보다 더 상세하게 해놓은 유도선을 만날 수 있다. 물론 동해선 승객을 위한 방향이라 3호선 환승통로 방면으로 화살표가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그 화살표는 부전역 방면 승강장 개찰구로만 이어져있다. 아무래도 태화강역 방면에서 내린 승객이 3호선 쪽으로 환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서인 듯싶다.


 부전역 방면에서 출발한 승객의 경우 1호선을 이용해 3호선으로 이동하면 환승 차감 없이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거제역을 이용하는 승객이 적을 것이고 추측할 수는 있다.


 그래도 기왕 표기할 것이라면 양쪽으로 모두 유도선을 해놓던지 아니면 3호선 대합실처럼 개찰구와 개찰구 사이까지만 화살표를 표기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승객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동해선 승강장

 동해선 승강장과 대합실은 계단만 있는 통로와 에스컬레이터만 있는 통로가 각각 연결된 상태다. 물론 별도의 환승통로 전용 연결통로는 없다. 개찰구를 지나면 한 쪽으로는 환승통로가, 다른 한 쪽으로는 동해선 전용 출구인 9, 10번 출구로 이어져 있다.


 개찰구 바로 위 안내에는 나가는 곳과 환승통로 안내가 함께 있다. 개찰구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승강장과 연결된 두 곳 모두 3호선을 환승하는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동해선 승강장 내 안내는 모두 에스컬레이터만 있는 통로로 유도해놓았다. 심지어 계단이 있는 통로와 가까운 곳도 훨씬 멀리 떨어진 에스컬레이터 쪽 통로로 화살표를 표기한 점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 가까운 계단 통로를 놔두고 환승통로를 멀리 유도해놓은 동해선 승강장.


 한편 계단 쪽 연결통로는 열차 타는 곳보다 더 앞쪽에 만들어놓았다. 그런데 나머지 하나의 연결통로는 열차 타는 곳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만약 승객 동선을 고려했다면 승강장의 위치를 거제해맞이역 방면으로 조금 더 앞당겨놓거나 연결통로를 교대역 방면으로 조금 더 뒤쪽으로 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에스컬레이터 연결통로만 이용하게끔 유도해놓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교대역 방면 승강장 끝에서 내린 승객은 연결통로까지도 제법 걸어야 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 하차위치에 따라 연결통로까지 걸어야 하는 거리가 많이 차이나는 동해선 승강장.


 거제역의 역사 규모만 보면 3호선보다 훨씬 규모가 큰 동해선이지만 정작 승객에게 필요한 연결통로는 3호선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점에서 수도권에서 운행 중인 코레일 역의 문제점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9월 13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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