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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의 에너지 불평등

Written by 수진

서론: 재생에너지 발전 일부 지역에 편중

에너지 전환 프런티어 활동을 통해 재생에너지 갈등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팀원들과 재생에너지 갈등 지역을 리스트로 나열했는데 리스트를 보며 느낀 것이 있다. 에너지 갈등 지역이 전라도와 충청도 등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역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분포를 찾아보니 2019년 기준 전북(2,024MW), 충남(1,983MW), 경북(1,740㎿), 강원(1,334㎿), 경기(1,179㎿), 제주(932㎿) 순으로 이 6곳이 전체 발전 설비량의 75%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 6곳은 산업 단지 규모가 작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경기나 경남 등 산업용 전력 수요가 많은 외부로 내보내야 된다고 한다. 이를 보며 우리나라의 에너지 공급과 소비가 불평등하다는 현실을 인식한 시점이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2M8RZVBAP


내가 다녀온 곳은 충청남도 당진이었다. 내 인생 첫 충청도 방문이었다. 우리 집에서 당진까지 바로 가는 교통편이 없어 대전에서 환승하기로 했다. 우리 집에서 KTX를 타고 대전에 도착한 후 당진으로 향하는 시외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1시간쯤 달린 후 당진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당진 시외터미널 근처에서 팀원들과 만나 대호지면으로 향했다. 대호지면은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을 두고 사업자와 주민, 그리고 주민과 주민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었다. 대호지면으로 가려면 당진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들어가야 했다. 에너지 갈등지역에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기분이었다. 당진시를 돌아보며 느낀 것은 송전탑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검은색 줄이 상공을 가르며 펼쳐져 있었다. 곳곳에 놓아진 송전선로를 보자면 위협감이 느껴졌다. 당진은 전국 석탄발전소 53기 중 26기가 위치한 곳으로 전력 자급률이 460%나 된다고 한다. 당진에 사는 사람들이 농담으로 하는 말 중에 당진의 특산물이 미세먼지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주민들이 말씀에 빨래를 깨끗이 해서 널면 금세 옷이 까맣게 변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극한의 미세먼지를 경험한 후 미세먼지가 인간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한 나로서 당진 주민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썼던 전기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동시에 이 석탄발전소가 설립될 때 주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당시 주민들은 석탄화력발전소와 송전탑 설립을 강력히 반대하였다. 하지만 중앙집권적 행정처리가 이루어지던 시대에 주민들의 의견은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 결과 전국 석탄발전소의 절반이 충청남도에 위치하는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당시 주민들이 받았던 상처가 이제야 아물어 가는데 이제는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선다고 한다. ‘기후위기 대응 중요하다. 그런데 왜 하필 우리 지역이냐’며 울분을 담은 주민들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이런 주민들의 반대를 과연 님비라는 한 단어로 매도할 수 있을까?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 누구일까?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경제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지역


결론: 님비현상이라는 한 발 멀어진 시각에서 보지 말고 만약 내가 그들이라면? 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없을까?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최소한 그들이 피해를 보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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