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멋지게" 미치다. PEACHES
2022년 코카콜라는 글로벌 이노베이션 프로젝트 첫 작품인 우주의 맛을 런칭했어요. 이름은 Starlight(혹은 Stardust), 전 세계에서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만 출시했죠. 이 엄청난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에서 협력 파트너로 선정된 곳은 바로 한국 기업이었습니다.
이 기업은 올해 코카콜라 외에도 SM 인기 남자아이돌 NCT 127, 세계적인 콘솔 게임업체 PlayStation, 한국 1등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와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SKT와의 콜라보를 통해서는 자사 애니메이션 주인공 Batto를 NFT로 출시하는 등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들의 행보는 오프라인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위 콜라보들의 팝업 전시장으로 활용된 곳은 성수 피치스 도원으로 해당 기업이 직접 만든 오프라인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이곳은 매일 2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고 주말에는 입장을 위한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핫플이죠
수많은 그룹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그룹들의 연예인으로 올라선 트렌드 최정점에 서있는 기업.
바로 자동차 스타일링 문화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Peaches)입니다.
Peaches는 어떻게 자동차 스타일링 불모지인 한국에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을까요?
Peaches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 앞으로의 살펴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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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hes는 카 스타일링 문화에 기반을 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시작은 2017년 여인택 대표(CNP 푸드 공동 창립자_나이스웨더, 아우어베이커리 를 만든 브랜드)와 김종권 뮤직비디오 감독(다윗골드)이 카 스타일링 문화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 한 자동차 동호회였죠.
이들은 브랜드 핵심 가치인 “카 스타일링 문화”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보여주며 패션, 영상, 카 스타일링 제품 등의 다양한 가치들과 상품들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Peaches처럼 특정 문화를 바탕으로 한 기업들은 기존에도 많이 존재하고 있어요. 일명 스트릿 브랜드라고 불리는 스투시, 슈프림, 팔라스가 그 예시입니다. 스투시는 서핑보드 광인 CEO가 서핑보드에 스투시 로고를 새겨 넣으면서 시작한 서핑보드 문화 기반 브랜드이고, 슈프림, 팔라스는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들이에요.
이들 모두 핵심 가치인 "특정 문화"를 탄탄히 가져가서 그 문화들의 팬들을 확보한 뒤 점점 확장하여 문화를 즐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입니다.
Peaches를 널리 알린 사건은 도쿄에서 열린 포르쉐 전문 튜닝업체 RWB 행사 스케치 영상입니다. 해당 영상을 만든 사람은 공동 설립자인 다윗골드로 Exo, f(X)등의 SM 엔터테인먼트 뮤직비디오 연출 감독이었죠. 그의 감각적인 영상은 조회수 200만 회를 넘기며 자동차 문화에서 얻기 힘든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여기서 Peaches는 확신을 얻었고 2018년 LA와 서울에 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이후 그들은 나이키, BMW, AOMG와 협업하는 등 그들의 영향력을 다양한 문화에 행사했습니다. 다른 브랜드들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Peaches가 직접 제작한 시그니처 스티커는 출시 7분 만에 매진되고 의류들은 출시 후 얼마 되지 않아 솔드아웃 될 정도죠.
이들의 잠재력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투자 업계에서도 인정받았습니다. 한국타이어, 만도 등 국내외 굵직한 회사들의 투자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핵심 스타트업 보증제도 “퍼스트 펭귄”에도 선정되었죠.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카 스타일링 문화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런 엄청난 성장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생소한 문화일수록 그 문화가 탄탄한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뒤 입소문을 얻어 국내로 역수입하는 방식이 성공 확률을 매우 높입니다. 양식 문화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을 때 1세대 스타 셰프(에드워드 권)들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뒤 그 명성을 뒤에 업고 한국으로 돌아와 문화를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만든 것이 그 대표적 예시이죠.
한국에서는 카 스타일링 문화가 일명 “양카”(도로 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양아치들의 자동차 준말) 문화로 불리며 잘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미국의 경우 70년대 서핑 문화, 90년대 스케이트보드 문화만큼 카 스타일링 문화가 엄청나게 성장해 있습니다. 일례로 야외 주차장에 각자의 차량을 주차한 뒤 각자의 차량을 보며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Cars & Coffee문화가 있는데 이 문화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정도입니다. (국내에도 클리앙이 주최하는 Cars & Coffee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Peaches는 미국에서 콜라보와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 성공을 거뒀습니다. 한국은 아직 카 스타일링 문화가 성장하지 못한 만큼 미국 문화를 따라가는 것이 보편적이에요. 이에 따라 국내 카 스타일링 유저들은 미국의 문화를 따라가면서 해당 문화에서 성공을 거둔 Peaches까지 더 잘 흡수하게 된 것이죠. 한국에서부터 시작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은 거두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카 스타일링 문화가 마이너함은 명백하죠ㅜㅜ 이들이 앞서 언급한 스투시, 슈프림, 팔라스같이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대중성을 확보해야만 합니다. 스트릿 브랜드들의 찐팬들이 꼭 스케이트보드나 서핑보드를 타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서 Peaches는 2가지 전략을 펼쳤습니다.
Peahces는 코로나 시국에서도 700평가량의 복합문화공간인 피치스 도원을 성수에 오픈하며 오프라인에 엄청난 투자를 단행했어요. 이전에는 온라인에 기반을 둬서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웠기에 내린 결정이었죠. 이런 결정은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이 성장을 위해 택하는 흔한 성장방정식입니다. 레시피 동영상으로 3000만 명의 구독자를 모은 쿠캣이 자사 인터넷몰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다가 잠실, 코엑스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오픈한 것이 그 예시이죠.
하지만 Peaches는 오프라인 공간에 오픈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피치스 도원은 최근 가장 핫한 F&B 브랜드인 노티드도넛, 다운타우너를 이 공간에 끌어들여왔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 이들은 MZ들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브랜드입니다. 이런 핫한 FOOD는 사람들을 카 스타일링이라는 생소한 문화가 존재하는 공간에 웨이팅을 만들 정도로 이끌기 마련이죠, 여인택 대표가 목격했다는 도원에서 한 여성분이 남자친구에게 피치스에 대해 알려주는 장면은 이 두 브랜드가 들어온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물론 이 두 브랜드들을 끌어오면서 해당 공간의 Peaches 색채가 옅어지긴 합니다ㅜ 포털에 검색하면 노티드도넛, 다운타우너 맛집이라는 키워드가 메인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런 서브컬처가 메이저로 올라서기 위해 필수적인 것중 하나는 관심의 양입니다. 왜냐하면 대중성을 얻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퀄리티가 있더라도 메인 문화로 성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대중성을 얻고자 한 이 두 가지 전략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역시, CNP 공동창립자인 여인택 대표의 안목은 대중성을 얻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그렇다면 Peaches의 앞길은 지금까지의 놀라운 행보처럼 꽃길만 가득할까요?
지금까지 잘나가고 있는 Peaches이지만 최근 들어 브랜드 핵심가치인 카 스타일링 문화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어요. 피치스의 스테디셀러인 Peaches 스티커가 일명 양카에 많이 부착됨으로써 자동차 마니아들을 넘어 일반인들에게도 Peaches = 양카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ㅜㅜ
이런 이미지가 자리 잡는다면 Peaches의 지금 성공이 순식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요. Burberry가 영국 양아치 차브족의 상징이 되면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것이 그 예시입니다. 사실 Peaches가 겪고 있는 문제는 Burberry보다 심각합니다. Burberry는 단순 브랜드 이미지 문제였지만 Peaches는 “카 스타일링” = 양카라는 문화의 인식 문제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신사업 확장, 대중성 확보를 위한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말 PR(Public Relations)이 필요한 타이밍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Peaches와 함께하는 교통법규 준수 캠페인, 성숙한 운전문화 캠페인과 같은 활동들을 전개하는 방식으로요. 실제로 럭셔리카 업체인 마세라티는 겨울철 안전운전 캠페인을 성수에서 진행했고 슈프림은 스케이트보드의 성지인 공원의 폐쇄를 막기 위해 7천만 원의 기부를 진행하는 등 PR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 점을 고려해서 진행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21년 크리스마스에 노티드, 다운타우너와 함께 크리스마스 자선활동을 펼친 것은 피치스 도원에서 진행한 것은 훌륭한 시도 중 하나로 보입니다 :)
지금까지 너무나도 “멋지게” 자동차에 미친 모습을 보여주며 엄청난 성장을 보여준 Peaches.
앞으로는 성숙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카 스타일링”문화를 한국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만들길 기대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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