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하고, 힙한 향으로 주목받는 '논픽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
한남동, 성수, 압구정 등 힙한 동네들에 있는 핫플에 입장하면 딱!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향이 있어요. 몇몇 친구들은 어떤 카페에 들어갔을 때 '이 향이 나면 핫플이고 안 나면 핫플이 아니다'고 판단하기도 하죠. 그리고 이 향은 의외의 장소인 화장실에서 시작되곤 해요.
핫플 화장실에 들어서서 볼일 보고 난 뒤에 손을 닦을 때 마주하는 이 브랜드의 핸드워시. 무심코 짜서 손을 닦다 보면 그동안의 핸드워시에서는 맡아보기 어려웠던 향이 확 일어나고 특별한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죠. 그리고 화장실을 나서면 핫플 전체에 은은하게 비슷한 향이 퍼져 있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
이렇듯 해당 브랜드는 ‘핫플 향’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어요. 그 덕분에 설립 1년 만에 매출이 8000만 원(2019년)에서 55억(2020년)으로 대폭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약 23억원으로 매우 좋은 성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헤리티지(브랜드 유산)가 중요한 향의 세계에서 새롭게 등장해 어느새 ‘핫한 향’을 정의하고 있는 이곳.
바로 ‘허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향으로 표현하는 브랜드. 논픽션(NONFICTION)입니다.
NONFICTION은 어떻게 설립 1년만에 대표적인 HOT 뷰티 브랜드로 올라섰을까요?
NONFICTION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 브랜드가 우리에게 전하는 시사점에 대해 같이 살펴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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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FICTION은 최근 배우 윤계상님의 부인분으로 알려진 차혜영 대표가 2019년부터 전개한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입니다. 차혜영 대표는 ‘프로덕트’라는 패션 편집샵을 10년간 운영한 패션 전문가이며 배우 유아인과 함께 문화, 예술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창업하고 이끈 수장이기도 하죠.
그동안의 커리어가 향과 연관이 적은 그녀였지만 논픽션은 오픈과 동시에 4가지 시그니처 향을 기반으로 ‘세포라’에 입점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어요.
논픽션만의 따뜻한 분위기와 디자인, 독특한 향, 합리적인 가격은 점점 많은 팬(Fan)들을 만들어 나갔어요. 이후 2020년 한강진, 한남, 부산에 쇼룸을 오픈하며 오프라인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9월에는 홍콩 세포라, SSENSE 캐나다에 입점하며 해외로도 영역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2021년에는 세계적 양주 브랜드인 로얄 샬루트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이자 세계적 프레그런스 브랜드인 이솝의 파트너 ‘바나베피용’과 협업하여 여섯 번쨰 시그니처 향 ‘포 레스트(FOR REST)’를 출시하는 엄청난 행보까지 보여줬어요. 그 결과 현재는 설립 4년만에 4곳의 오프라인 쇼룸을 운영하고 일본, 미국 홍콩 등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여 성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NONFICTION은 어떻게 헤리티지가 중시되는 프레그런스(향) 세계에서 신생브랜드임에도 자신들만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요?
논픽션의 행보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런칭(2019.11)과 동시에 ‘세포라’에 입점했다는 사실이에요. 세포라는 세계적인 명품 그룹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그룹이 운영하며 전 세계 34개국에서 2,6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뷰티 전문 판매점이죠. 따라서 기존의 탄탄한 브랜드들도 입점하기 어려운 유통망입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 아직 설립도 되지 않은 논픽션이 런칭과 동시에 입점했다는 것은 엄청난 행보인 것이죠.
사실 이런 행보는 차혜영 대표의 전략적인 판단이었어요. 앞의 소개에서도 언급했듯이 차혜영 대표의 커리어는 헤리티지가 매우 중시되는 프레그런스(향) 세계에서 어필될만한 요소가 매우 적었습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 최대 향수 회사인 스위스 피르메니히 등의 조향사와 협업하여 4가지의 향 라인업을 제작했지만 대중들에게 직접적으로 와닿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죠.
대중들의 인식에 침투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일명 ‘권위자’의 추천을 받는 방법이죠. 우리가 음식점을 고를 때 신생 레스토랑 VS 백종원 추천 신생 레스토랑의 경우 대부분 후자를 선택하듯이 말이죠.
실제로 차혜영 대표도 “세포라 입점을 타진한 건 보디 케어 제품으로서 공신력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라고 언급하며 세포라의 강한 공신력을 입점을 통해 얻어가고 싶어했음을 밝혔습니다. 그리하여 논픽션은 세포라의 까다로운 입점 과정을 통과했고 결국 런칭과 동시에 입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세포라의 한국 내 부진을 고려했을 때 세포라 입점이 논픽션의 성공을 가져다준 것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ㅜㅜ 하지만 뷰티 브랜드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인지도, 신뢰도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단단한 초석을 다져준 것은 분명해 보여요!
뉴욕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에 BI(Brand Identity)를 의뢰했어요. 현대적이면서 세련될 필요가 당연히 있지만, 한편으로는 마치 외할머니 집에 온 것처럼 따뜻하게 안아주는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안고 협업을 진행했어요.
차혜영 대표 인터뷰 中
차혜영 대표가 BI(Brand Identity)에 대한 의뢰를 맡길 때 가장 중시한 건 ‘외할머니 집 느낌’이었어요. 신생 브랜드가 올드한 느낌을 내려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차혜영 대표가 집중한 점은 ‘환대하는, 친근한, 자연스러운, 따뜻한’과 같은 느낌이었죠. 최근 몇몇 성공한 신생 브랜드들(아더에러, 탬버린즈)이 ‘색다름’, ‘신기함’으로 다가가는데 비해 논픽션의 BI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런 BI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역시 제품 디자인이에요. 매우 심플한 바틀(Bottle)과 다소 고풍스러운 명조체와 유사한 로고 폰트, 추억의 분식 그릇과 유사한 스페클드(speckled, 흩뿌려진) 패키징이 이런 ‘외할머니 집’느낌을 잘 드러냅니다. 특히 2020년 추석 기프트세트 이후 자리잡은 스페클드 보자기 패키징은 이런 논픽션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주죠.
하지만, 탄탄한 브랜딩을 구축한 논픽션은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냈어요!
제가 이번 글을 위해 논픽션 쇼룸 총 3곳(성수, 한남, 부산)을 직접 가봤습니다!
그중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처럼 보이는 곳은 바로 ‘부산 논픽션 쇼룸’이었어요. 부산 쇼룸은 해운대 근처의 실제 거주공간인 ‘대림맨숀’ 중 한 호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갔을 때에는 여기가 맞아..?라고 생각이 들지만 ‘소음에 주의해 주세요’라는 안내문을 보고 찾아갈 수 있었죠. 오래된 주택에 위치하고, 어디인지 다소 헷갈리게 만듦으로써 고객들이 쇼룸을 접하는 방식을 마치 할머니 집을 오랜만에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그리고 실제로 쇼룸에 들어서면 세련되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빈티지한 타일 세면대, 실제 할머니 집처럼 넓지 않은 쇼룸(방문한 3곳의 쇼룸 중에 가장 작고 아늑했어요!), 차분한 분위기는 정말 ‘외할머니 집’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제대로 주죠.
이런 분위기 덕분에 방문하신 손님들 대부분 차분하고 편하게 쇼룸을 둘러보고 논픽션만의 ‘환대하는’, ‘따뜻한’ 브랜드 이미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논픽션은 자신들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제품 디자인, 오프라인 쇼룸에서 제대로 보여주며 까다로운 ‘향’의 세계에서 자신들만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가장 핫한 또다른 브랜드 tamburins(탬버린즈)와 논픽션은 각각 어떤 방법으로 MZ세대들을 공략했을까요?
현재 ‘향’과 관련된 바디케어, 향수 등 뷰티 브랜드에서 가장 핫한 곳은 ‘탬버린즈’와 ‘논픽션’ 두 곳입니다. 생일 선물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도 이 둘의 높은 순위가 핫함을 보여주죠
핫한 두 브랜드의 명확한 차이는 오프라인 쇼룸에서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탬버린즈의 쇼룸은 ‘색다름’, ‘신기함’, ‘웅장함’과 같은 느낌이 완연해요. 매우 큰 쇼룸, 갑자기 있는 실제 말과 매우 유사한 말 마네킹, 향을 표현하는 거대한 ART 작품들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다른 브랜드에서 쉽게 느껴볼 수 없는 탬버린즈의 ‘마라맛’ 느낌에 MZ세대들은 열광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논픽션의 쇼룸은 ‘차분한’, ‘따뜻한’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앞서 자세히 설명드렸던 부산 쇼룸외의 다른 곳도 탬버린즈처럼 색다른 느낌을 주기보다는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며 부드럽고 안정적인 느낌을 자아내죠. 논픽션의 이런 브랜드 이미지는 처음에는 심심하지만 어느새 스며들어 빠지게 만드는 ‘평양냉면’처럼 MZ세대들을 공략하는 것이죠.
자극적임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차분하고 따뜻한 감성을 공략해 핫한 브랜드로 자리잡은 논픽션(NONFICTION)
이들만의 색다른 방식이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지 같이 지켜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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