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은경 Jul 30. 2024

나는 그냥 나!

첫 번째 오늘, 존재의 의미


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일까?' 난 이것이 참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과 의미,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하며 성장하는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은 나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가고자 하는 욕구의 한 부분이고, 그 자체로 아주 의미가 있다.


나의 존재, 나의 정체성, 우리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한 그 무언가. 정체성은 성격, 가치관, 취향, 경험 등 다양한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하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나 자신을 오롯이 받아들이기 등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이해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죽기 전까지도 답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만큼 아주 어려운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 또한 존재의 의미에 대한 고민을 늘 해왔다.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내던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런 고뇌와 고민이 있기 전에는 그저 나를 어떻게 하면 더욱 돋보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온갖 치장할 수 있는 것들을 다 가져다 붙이곤 했다. 더 많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머리를 쥐어짜며 조금이라도 더 나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듬직한 맞이, 하나밖에 없는 딸, 제주에 사는 사람, 한 남자의 와이프, 자상한 엄마, 질문을 좋아하는 사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회복지사,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 20대 여성, 책 읽는 엄마, 글 쓰는 엄마, 독서모임 리더, 다도를 즐기는 사람, 활발한 사람,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는 사람...


또 뭐가 있을까?

새로운 나를 계속 만들어 내야 할 것 같았다.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온갖 수식어들을 sns에 나타내며 인정받으려고 발버둥 쳤다. 흔히들 말하는 관종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직업, 내가 갖고 있는 것, 내 외모, 내가 잘하는 것, 누군가의 가족... 이런 것으로 나를 설명하고 나타내는 것이 맞는 것일까? 물론 이 모든 것이 거짓된 나는 아니다. 내 안에는 이처럼 수많은 내가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그냥 나지!"


나의 존재가 나의 직업, 내가 갖고 있는 것, 내 외모, 내가 잘하는 것,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귀한 것일까? 아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냥 귀한 것이다. 별다른 이유가 필요 없다. 이 답을 얻기 전까지 나는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눈에 생기가 없었다.  그냥 살아야 하니까 살았다. 아등바등 인정받기 위해,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게 살았다. 내 존재의 의미를 알지 못하니 내가 무얼 해야 하는지, 왜 그걸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막막했고 답답했다.


지금도 명쾌한 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게 되면서 조금씩 해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답을 찾아가며 이제야 조금씩 살아있음을 느낀다.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로 말이다.


첫 번째 오늘, 끝.





• 오늘의 질문 일기 •



Q1. 나는 누구입니까?




Q2. 살아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