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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경 Sep 04. 2024

당신 같은 내가 쓴,

어린 시절, 나는 주변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학교, 친구, 가족... 모든 것이 특별할 것 없는 그냥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 보통의 사람들처럼 보통의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어느 순간,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평범함 속에도 강렬한 순간들이 흘러갔고, 그것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싶어졌다. 글을 통해 나만의 목소리를 찾았고, 내면의 소리를 듣는 과정에서 더 나은 나로 성장했음을 깨달았다.


타인의 말 한마디.

그것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마음에 그리고 나의 기억의 한 부분을 크게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살면서 수많은 말을 듣고 살았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말이라면 이 얼마나 큰 것인가. 타인의 말 한마디로 질문이 만들어지고 그에 따른 해답도 내려보고, 꽤나 많은 생각을 했다.


책에서 읽은 한 줄.

책을 깊이 읽고자 밑줄도 치고 별모양도 그리고 컬러까지 사용하며 읽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내가 읽었던 책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분명히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왜 내 머릿속에는 단 하나도 남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책을 읽으며 와닿는 부분을 파고 또 팠다. 그 한 줄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고,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 지도 느꼈다. 최종적으로 나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며 내 삶에 녹여냈다. 책에서 읽은 한 줄이 나에게는 몇 장의 스토리가 되었다.


놓여 있는 상황.

날 힘들게 했던 상황, 기쁘게 했던 상황... 평범했음에도 나에게 놓여 있는 상황을 특별하게 보는 연습을 했다. 남들과 별다를 것 없는 상황일지라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생각했다.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극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버릴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더니 저절로 삶이 좀 더 편히 살아지더라.


나는 말 한마디, 책 한 줄, 다양한 상황들에서 느낀 그 감정과 생각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sns에 적어놓기도 하고, 일기장에 적기도 하고, 그냥 핸드폰 메모장에도 적기도 했다. 그리고 가끔 들여다보며 그땐 그랬지- 하고 위안도 얻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적용하기도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깨달은 생각들을 나 혼자만 가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면 어떨까? 물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공감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혹시나 지금 삶이 버거운 사람이 있다면 나의 말 한마디로 위안을 얻진 않을까?


물론, 글을 써 내려가며 두려운 마음도 든다. 개인적인 사생활이 모두 드러나는 것이 몹시 무섭고, 혹시라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단 한 명이라도 나의 따듯한 품에서 살아갈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써본다.


당신 같은 내가 쓴,

나와 같은 당신을 위한 이야기.

내가 느낀 오늘에 당신은 어떤 말을 해줄까?


아무것도 아닌 날로 치부해 버릴 소중한 수많은 오늘들.

가까지만 가깝지 않은 당신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함께 이야기를 써내려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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