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래도 희망은 있다.
벌써 따뜻한 봄 날씨와 따스한 햇살들이 맞이하는 캐나다.
매년 이맘쯤이면 항상 여름을 기다리며 봄을 즐기곤 했었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가 그리고 내 이웃이 아파하는 위기를 맞이한 우리 모두이다.
종말이라도 다가오는 걸까? 아니면 더 나은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기 위한 아픔일까?
그게 뭐든 참 이러쿵저러쿵 웃으며 그냥 푸념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힘든 시간인 것 맞다.
현재, 이 곳에서는 학교, 레스토랑, 카페, 도서관, 극장 등등 모든 것들이 닫혔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밖에 나가면 갈 수 있는 곳은 마트와 마트뿐이다.
이 무서운 바이러스가 스멀스멀 캐나다에도 피어오르기 시작할 즈음에 마트를 들렸을 때 왜인지 휴지와 쌀, 그리고 냉동식품 섹션들만 빈 창고처럼 보였고, 드럭스토어에 가도 특정 섹션만 비는 것이 자주 보였다.
그렇다. 사재기의 시작이었다.
한 번은 사재기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 말. 당장 내일 먹을 쌀과 화장실 갈 휴지 한 장이 없었다. 그래서 마트를 가면 하. 역시나 심지어 전날보다 더 심한 사재기로 휴지는커녕 쌀 조차도 건지지 못했었다. 다행히도 룸메이트인 일본인 친구, 메구미가 친절하게 쌀을 거하게 내어주어서 당장에 밥 걱정을 덜 수 있었고, 일 하던 곳 셰프님도 집에 있는 음식을 나눠 주셔서 내 곳간도 마음도 감사함으로 채워졌었다.
아. 그리고 일도 잘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이러스가 날 그만두게 만들었다. 이 곳 캐나다는 앞서 말한 것처럼 바이러스로 레스토랑의 다이닝은 금지시키고 오로지 배달과 포장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서버들은 필요가 없어졌으니 잘리게 된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지금 현재 줄줄이 사탕으로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 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계속해서 예방책을 내놓고 있다.
사실, 앞 날이 보이지 않을 거 같은 영화 같은 현실에 놓여 있지만 왜인지 모르게 희망이 느껴진다.
아니 오히려 더 선명하게 희망을 기대해도 된다.
최전방에서 바이러스와 사투하는 의료진들, 봉사자들, 서로서로 도와주는 이웃들,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람들 등등. 아직은 이 상황을 '적응' 해야 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불안감에 휩싸이면 주변을 못 보고 심지어 나 자신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잠깐 앞서가는 것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며 나와 내 이웃들을 챙겨야 할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얼른 이 상황이 종식되길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