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롤모델은 당신입니다

소중한 당신, 감사합니다.

by 비니의화원
당신의 롤 모델은 누구예요?"



라는 질문에 모두가 알 만한 이름을 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신기했다.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으면

내 삶의 롤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만큼을 살아오면서

누군가처럼 살아야지

누군가를 닮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


누구보다 잘 나서가 아니다.


내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매일 조금씩 배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말을 참 다정하게 하는구나!'

'타인에 대한 존경심이 몸에 배었구나!'


난 오늘부터

내 삶에 롤 모델은

내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모두라고

공언한다.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부터

글쓰기로 세상을 읽는 작가(블로거)까지

세상 밖으로 발을 내미는 순간부터

내 삶에 롤 모델은 도처에 가득하다.


아직 내 눈에 띄지 않았을 뿐





2022년 8월, 여름의 한 달을 투자해 읽어낸 책

한 번도 읽고자 마음먹었던 책이 아닌 책

작가도 책 제목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읽기를 도전하지 못했던 책을

완독과 필사를 마치며 책장을 덮었다.


책장을 덮는 순간

작가가 쓴 마지막 글귀에 울음이 터져

한동안 감사함에 따듯했던 책이 있다.


바로

신영복 교수의 『담론』이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를 조용히 들여다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 속에 우주가 있습니다.

꽃 한 송이 신비가 그렇거든

사람의 경우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누구나 꽃'입니다.

그 속에 시대가 있고 사회가 있고

기쁨과 아픔이 있습니다.

신영복 『담론』 251쪽



신영복 교수는 사람을 참 좋아한다.

글을 통해 내가 가진

신영복 교수에 대한 생각이다.

사람이 가진 고유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품은 생각을 존중하며

그 모든 것에 감사로 답한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피우기까지

긴 시간을 참아내며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켜듯이


긴 여정을 거쳐야 하는 우리의 삶도

기쁨과 슬픔, 인내와 고통을 겪으며

아름답게 피워낸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우리의 삶

그 누구의 시간도

헛되지 않았음을.


꽃은 꽃답게

나는 나답게

우리는 아름답다.

우리는 누구나 꽃이다.






신영복 교수의 『담론』에서 좋아하는 글귀를

나만의 이야기로 표현해 보려 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나와 뾰족한 인연이 없는 그 누구도

귀하지 않은 이가 없다.

저마다 가진

재주도 목소리도 걸음걸이도 다르지만

그들이 간절히 가슴에 품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같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절함의 깊이를 잴 수 없다.



우리는 '사람'이다.

함께하여 서로의 귀함을 배우고

손을 내밀어 따듯한 온기를 나눈다.


그 속에 담긴 존중과 감사는

삶의 의미로 다가온다.


세상 밖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이

나의 롤모델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퇴근길 집으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터에서


혹시, 저 기억하세요?



먼저 타고 계시던 젊은 여자분이 말을 건넨다.


미안했다.

기억이 잘 안 난다.

난처한 표정을 읽었는지 바로 말을 잇는다.



"저 35층에 사는 아기 엄마예요.

아기 백일 무렵에 만났을 때

잘 챙겨 먹으라고 하셨어요.

배고프면 많이 서럽다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날도 퇴근길이었다.


정말 예쁜 아가가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쳐다봐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지친 얼굴의 엄마를 보면서

첫째 소녀를 육아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그런 말을 했었던 것 같다.


그 뒤로 간단하게라도
세끼 다 챙겨 먹었어요.


아기 엄마의 말이 너무나 감사했다.

꼰대로 생각하지 않아서

엄마 자신을 위해 잘 챙겨 먹어서

잊지 않고 인사를 건네주어서.


난 오늘 아기 엄마 사람을 만나 배운다.

걱정해 주는 이의 마음을 진심으로 듣고

잊지 않고 감사 인사를 건네는 그 마음이

내 마음에 닿는다.

이것은 감사이다.


오늘 나에게는 아기 엄마 사람이

나의 롤 모델이다.


감사는 가슴에만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말로 미소로 표현하여

상대의 마음에 닿게 하는 것이다.


아기 엄마의 마음이 나에게 고이 내려앉는다.

감사를 배우는 퇴근길, 참 따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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