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포를 나눔으로 포장하지 마세요

나눔, 신중하게 선택할 일

by 비니의화원


"중고물품은 보내지 마세요!"


3월부터 시작된 산불은

아주 긴 세월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수많은 나무를 순식간에 삼키었으며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인

집과 논밭을 하루아침에 앗아가는

힘을 보여주었다.


7월에 접어들자 폭염에 이어 폭우가

도로와 집을 집어삼키듯

할퀴고 지나간다.


산을 든든히 지키고 있던 나무들이

산불로 사라지고 난 그 자리의 황폐함은

집을 덮치고도로를 마비시켰다.


연일 보도되는 피해 현장은

내 가족이 겪는 일은 아니지만

그들의 허망함,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상실감을

함께 가슴치며 아파한다.


아픔이 후원이라는 마음나누기로

확장되면서 이색적인 풍경이 벌어졌다.


많은 이들의 후원과 기부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기부물품을 받는 단체에서는

착불 요금과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몸살을 앓는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으며

이 기사가 진실일까 하는 의심을 불러왔다.


가정에서 버리기를 미루던 제품부터

사용하고 닦지도 않은 주방도구

입은 흔적이 그대로 남은 옷

누구도 쓰고 입지 못할 제품까지

필요한 물품이 아닌 버려질 쓰레기를 보내고

배송비 지불까지 요구한다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싶다.


보여주기 위한 마음을 앞세워

'도움을 주었다'로 포장하는 것은

자신과 타인 모두를 기만한 행위이자

횡포이다.



나를 속이지 마세요

나누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면

나만 누리고 사세요.

남아서 처리가 곤란하다면

쓰레기로 배출하세요.

나에게 있어 가장 좋은 것

나의 가장 좋은 모습을

타인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이라면

과감히 내놓으세요.

나의 가장 좋은 것을 나누는 것은

기쁨을 나누는 것과 같고

나의 가장 좋은 모습을 나누는 것은

따뜻함을 나누는 것과 같다.

기쁨과 따듯함은

나를 온전히 보듬어주었을 때

내 안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타인을 위한 시선에 앞서

나를 돌보는 것에 집중하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갖기를

권유한다.

나의 가장 좋은 모습을

세상과 나누고자 한다면

남은 것을 떠넘기려는 마음은

애당초 버려라.

어느 누구도 남은 것을 갖고자

마음을 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눔이란 이름으로

횡포를 저지른 이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진정한 나눔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한 선행인 것으로

받아들이려 애써본다.


나눔, 신중하게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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