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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땅 Nov 28. 2023

기후변화가 두려워요

빈대로 난리법석입니다.


한국뿐만이 아닙니다. 프랑스, 미국 등 서구 선진국도 빈대로 난리입니다. 뉴스를 보니 기후변화로 북반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여 빈대가 번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 만들어졌고, 살충제에도 내성을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재개된 국가 간 이동으로 빈대가 전 세계로 확산고 있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모기도 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이는 생물이라는 바로 그 모기!


'어, 빌게이츠가 그간 모기를 매개로 한 질병 대책 연구에만 수억 달러를 지출하지 않았었나? 곧 모기로부터도 자유로워지는 거 아니었어?'


아쉽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기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심지어 '세계의 지붕'이라고 부르는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도 모기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빈대와 유사합니다. 기후변화와 살충제에 대한 내성 증가...  


강화도 밭에서도 11월까지 모기가 관찰되었습니다.




한국에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2023년 10월 25일, 오티스라는 이름의 역대급 허리케인이 멕시코의 휴양도시인 아카풀코를 강타했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 수만 100여 명. 시속 266km의 강풍을 동반한 오티스는 이제껏 동태평양에서 발달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다고 하는데요. 더 무서운 건 오티스라는 강력한 태풍이 만들어지는 걸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처음 발견 당시에는 그저 느린 속도로 이동하는 열대성 저기압(tropical storm)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랬던 오티스가 5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발달해 아카풀코를 강타하는 데는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24시간...


유튜브 폭스뉴스 화면 갈무리

이건 그야말로 악몽 같은 일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식구들과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TV 뉴스를 보다 비가 오나 보다 하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 날 일어나니 지붕이 날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드렸습니다만, 2023년 여름철 장마기간 동안 우리나라도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경북 예천에서는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심지어 예천의 피해 지역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도 않았던 곳이었습니다. 사망하신 분 중에는 귀농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던 분도 계셨습니다. 제 고향 문경과도 가까운 곳이라 아픔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예천에 사는 친척분도 몇 분 계시거든요.   


예전부터 제 귀농귀촌 후보지 중 한 곳에 올려놓은 충북 괴산에서도 큰 난리가 있었습니다. 연일 계속된 폭우로 제가 염두에 둔 마을 인근에 위치한 괴산댐이 월류하여 주민 수천 명이 대피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만, 국내 댐 가운데 폭우로 물이 넘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이고 두 번 모두 괴산댐에서 발생했다고 하니 뭔가 불안해졌습니다. 1980년 7월에 이어 43년 만에 벌어진 일이라고는 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은 더 자주 발생하지 않을까요? 이후 괴산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최근까지도 찾아보고 있는데,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로 책임만 미루고 어떠한 구체적인 대책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면 유기농업으로 유명한 괴산을 아쉽지만 후보지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귀농귀촌을 생각하게 후부터는 이런 뉴스만 봐도 '정말 내려가도 괜찮을까?'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계곡이나 강 주변, 산을 빼놓고 귀농귀촌을 말할 수 없을 텐데, 말씀드린 모든 장소가 기후위기에 취약한 지역들입니다. 불어난 강물에 둑이 무너지고, 국지성 집중호우에 산이 무너져내리는데 어딘들 안전할 수 있을까요? 멋진 자연 속에서 그나마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선택지로 고민하는 게 귀농귀촌인데, 한해 한해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를 고려하면 귀농귀촌이 과연 좋은 선택지인지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물론 기후위기는 도시와 시골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도시에서도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요. 하지만 농업은 기후위기의 직접적 영향을 고스란히 받습니다. 한 해 농사를 완전히 망쳐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걱정 때문인지 가끔은 지방으로 내려가더라도 신축 아파트에 살면서 근처에 땅을 구해 지금처럼 농막을 놓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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