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나는 나를 무조건 사랑한다
실행
신고
라이킷
49
댓글
20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빈틈
Nov 11. 2023
그대, 빼빼로는 받으셨는지?
빼빼로를 받지 못해 소외감을 느낀 당신을 위한 글
'부러우면
지는 거야.
이건 분명 대기업 마케팅에 휘말리는 거야.
애들 먹는 과자 그까짓 거 안 먹으면 그만이지. 유치하게!!!'
라고 속으로 외치지만
동생 남자친구가
동생 거 사면서 내 것도 샀다며 건네는 빼빼로
를 먹는데
왠지 달지 않고 씁쓸하다
.
사실
받자마자
이
빼빼로를 받자마자
남편에게 사진부터 찍어 보냈다. 그런데 오는 답이란...
눈치 챙기세요, 남편님.
집 앞 편의점만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그것 하나를 사 오지 않는 남편을 흘겨보게 되는 오늘.
11월 11일 빼빼로 데이입니다.
갓 건물을 올린 고등학교를 다녔다.
1학년 교실을 빼곤 내년에 올라올 학생들
을
기다리는 빈 교실이 넘쳤다.
고등학생이 된 후 첫 빼빼로 데이를 맞이한 나는 친구의 수줍은 고백을 돕기 위해 빼빼로 뭉치를 들고 몰래 빈 교실로 향했다.
"
나는 빼빼로 집을 만들 테니까 넌 하트모양 좀 만들어줘."
그때부터 내 손, 친구 손도 바쁘지만 제일 바쁜 건 역시 글루건이다. 하나
있는 글루건을 번갈아 쓰면서 녹았던 풀이 하얗게 굳을 세라 얼른 모양을 잡아 붙였다.
"아! 어떡해! 잘못 붙였는데 굳어버렸어..."
"괜찮아! 떼었다 다시 잘 붙이면 종이 뜯긴 것 따위는
안
보인다고. 아님 거기에 포스트잇 쪽지를 적는 건 어때?"
세상 이렇게 다정하고 아이디어가 넘칠 수 없다.
그렇게 큼직한 빼빼로 집과 하트를 들고 수줍은 미소와 함께 사라지는
친구의
모습을 난 빼빼로를 먹으며 지켜봤
다.
고백이 성공했는지는... 글쎄. 가물가물한 기억은 나중으로 미루자.
그러고 보니 난 빼빼로 보다는 그 시절
이
그리웠나 보다.
여고생들의 우정과 달콤한 빼빼로 향
그리고 풋풋한 설
렘이 있던 그때를
말이다.
그
렇게 빠르게 포기했다. 10년 가까이 함께 한 남편에게서 그 풋풋한 설렘을 찾는 일 말이다.
아직 빼빼로를 받지 못했다면,
그리고 그것이 서운하다면,
빼빼로를 받았던 그 시절 그 기억을 잠시 떠올려 보자.
그리고
"
내
손으로
사 먹고 말지!
"
외치고
쿨하게 편의점으로 들어가자.
적어도 우리에겐 빼빼로에 얽힌
좋은 기억 하나는 갖고 있는 셈이니까.
(끝으로 이렇게 빼빼로를 하나도 못 받을 줄 알고 아침부터 빼빼로 주신 ㅁㄴ님께 깊은 감사와 사랑 보냅니다...♡)
keyword
빼빼로
친구
선물
빈틈
소속
사브작북클럽
직업
에세이스트
이 곳이 부디 누군가에게 '나'를 찾는 쉼터가 되기를.
구독자
200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이 왔음을 피부로 느낀다
생일용 버킷리스트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