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인 『팔레스타인, 100년 분쟁의 원인 :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의 제1장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누군가를 정말 그리워하다가 마침내 만나게 되었을 때 기분이 어떤지 아세요? 하루 종일 함께 있고 싶고, 조금도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고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고 싶죠. 그게 바로 전기와 제 관계에요. 8시간 동안 들어오고 8시간 동안 끊기는 게 가자에서 전기가 공급되는 방식이에요. 이렇게라도 전기를 쓸 수 있는 건 축복이에요. 2014년에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이후부터 3개월 넘게는 하루에 4시간만 전기가 들어왔거든요.
모든 게 이 소중한 시간 동안 작동돼야 해요. 세탁기, TV, 컴퓨터, 노트북과 휴대폰 충전, 그리고 물 펌프도요! 전기가 들어오면 그때가 몇 시든 간에 모두가 자다가도 일어나요. 마치 신성한 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자정에 여자들이 빨래하고 학생들이 공부해요. 샤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물도 전기가 작동해야 들어오는 거니까요. 때로는 손빨래를 해야만 해요. (세탁기를 돌리기엔) 전기 공급량이 부족하거나 공급되는 시간이 짧을지도 모르니까요.
전 전기가 부족한 게 문제는 아니라고 혼잣말해요. 사실 전기가 없을 때 일을 자주 해요.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요. 그러나 전기가 정말 그리워지는 때도 있어요. 얼어붙을 것 같은 날씨에도 난로를 틀지 못하고, 아이들은 화장실을 혼자 가는 걸 무서워하고, 신생아가 추위에 얼어 죽고, 사람들이 촛불을 켜고 잠들었다가 눈을 뜨면 화상을 입은 채 병원에서 일어나게 되는 겨울에 말이에요. 이것만 제외하면 저는 전기가 없어도 문제가 없다고 말해요.
- 『This Week In Palestine』의 기고문에서 발췌(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