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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일 May 03. 2020

단어의 진상 #32

그저 한순간이면 어때

헛된 물거품이면 어때     


당장 미칠 거 같은데

속이 터져 버릴 것 같은데     


잠시라도

아주 잠시라도

잊는 게 죄는 아니잖아

웃는 게 죄는 아니잖아  

   

누가 뭐라고 해도 너는 

내 마음에 별이 일곱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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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진상의 진상> 사이다     


복잡한 세상이다. 

당장 내 앞가림하기도 바쁜데 뉴욕의 주가와 두바이의 석유와 남미의 물가상승률까지 걱정해야 하는 세상이다.      

답답한 세상이다. 

온갖 ‘양육’과 ‘결제’와 ‘납부’와 ‘이체’에 숨이 막히는데 미세먼지가 엎치고 바이러스가 덮치는 세상이다. 

         

복잡하고 답답한 세상 속에서 나는 무기력한 '우주 속 먼지'일 뿐인데, 또 왜 이리 해야 할 일은 많고 되는 일은 별로 없는 건지. 

이 정도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우주 속 먼지 속 먼지’  같은 존재라 해도 할 말이 없다.     


세상을 바꿀 수도 없고 인생도 바꿀 수 없다면 '우주 속 먼지'가 할 일이라곤 별로 많지 않다. 

그나마 형편이 좀 나은 ‘먼지’들이야 명품이나 신차나 ‘아파트 줍줍’으로 기분전환이라도 하지. 

제대로 ‘플렉스’ 해버릴 수라도 있지.     

 

그저 그런 먼지들이야 별로 방법이 없다.

양육과 결제와 납부와 이체로 거들 난 ‘텅장’으로 딱히 할 것이 없다.

한방에 훅 사라지지 않으려면 그저 버티는 수밖에 없다. 힘들면 숨 한번 돌리고 괴로우면 잠시 잊어버리는 수밖에 없다.      


꽉 막힌 목구멍에 그 차고 투명한 거품을 쏟아 붓고는 숨 한번 크게 쉬어 보는 수밖에. 

천 원짜리 ‘플렉스’로 그저 버티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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