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천천히 가고 있어 느끼지 못할 뿐
자유롭게 일하면 행복할 줄 알았다.
by
권냥이
Dec 15. 2020
프리랜서로 디자인 일을 하면서 좋았던 건
일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계속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취향과 업종에 맞춰서
다양하게 작업해볼 수 있는 것이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언제 내가 이렇게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해보겠는가.
하지만 서툴렀던 나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을 잡지 않고 일했었고
수정에 수정을 원하는 사람들에 힘들어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준을 세웠지만.
그 기준조차 무시한 채
억지를 쓰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나는 내 최악의 고객은
기준치의 수정을 훨씬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정 수정 수정 수정.... 계속 수정을 원하던 남자였다.
급기야는 새벽에 술 먹고 협박 문자를 보내기까지 했던..
처음엔 화도 나고 내 일에 대한 회의감도 느꼈다.
하지만 어디에나 돌아이는 존재한다고 하지 않나.
그는 본인 인생에 대한 분풀이를 나에게 하는 것 같았다.
지칠 대로 지친 나는
받았던 돈 다 돌려드릴 테니
그냥 다 없었던 일로 하자고
제발 이제 연락만 말아달라 했다.
그랬더니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자기가 이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며..
정식으로 사과하며 이대로 진행하겠다고 했었지.
-
뭐,
가끔씩은 이런 진상도 만났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 훨씬 많았다.
그 날을 계기로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의 디자인만 하지 말고,
나만의 이야기를 해보자고.
나에게 수정을 원하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컨펌을 받지 않아도 되는..
그냥 내 이야기 자체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다 라고.
실컷 재미나게 떠들다 보면
언젠간 그런 날
도 오지 않을까.
keyword
기준
프리랜서
디자인
18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권냥이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출간작가
독립서점을 그립니다
저자
일러스트레이터 권냥이입니다. 그림에세이를 만듭니다. 당신에게 잠깐의 휴식이 되고 싶습니다. 글.그림 권냥이
팔로워
476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가족 그림
코로나에 익숙해진 아이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