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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냥이 Dec 20. 2020

트렁크에 라면 한가득 담아갈게

어제 일본으로 이사간 첫째 친구와 영상통화를 했다.

페이스톡이 어찌나 끊기던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잘 듣지 못했어도.

얼굴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던.


아이는 아직 이삿짐도 들어오지 않아 휑한 새집을 카메로 돌려가며

하나하나 보여주었고 (설명은 잘 들리지 않았다. ㅠㅠ)


가끔씩 형아의 얼굴도 비춰주었다.


첫째는 오늘 그린 브롤스타즈 캐릭터 그림을 친구에게 보여주었고


난 이름도 모르는 그 캐릭터를

친구는 바로 알아보고 아는체를 해주었다.


언니가 오늘따라 내 생각이 많이 났단다.


첫째 새친구와 그 엄마를 만나 사귀었는데

친구 엄마와 잘 맞아서 바로 언니 동생을 하게 되었다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언니, 말 놓으세요.” 라고 했을때

왜 “응” 이라고 하지 못했을까 생각했단다.


말을 놓는다는게 되게 친근하고 의외로 편한거였네 라는 생각에

오늘따라 내가 보고 싶었다고 했다.


사실 나는

편하게 말하다보면

혹시나 나도 모르게 무심코 상처주는 말을 내뱉지 않을까 싶어

먼저 말을 잘 놓지 못한다.


언니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기에

그동안 서로 존대를 하며 몇년을 지냈을거다.


그래도 첫째의 반평생(!) 동안 알고 지냈고,


그 시간에 비례해 점점 더 좋아지고, 친근해지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정말 언니, 동생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나에게 늘 존대를 해주었던 언니에게 감사하다.


언젠가 도쿄행 비행기를 타고 놀러갈때,

트렁크에 라면을 한가득 담아가기로 약속했다.


코로나도 한일관계도 상황이 언능 나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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