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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냥이 Oct 29. 2021

관심을 주는 만큼 자라는 아이


자전거를 좋아하던 첫째가 

어느 날부터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씽씽이를 고집하는 첫째를 보고도


바쁜 등원 길엔 자전거가 거추장스러워서,

하원 후엔 자전거를 타면 놀이터에 더 오래 붙잡혀 있을 것 같아서,

왜 자전거를 타지 않는지 묻지 않았다.


둘째가 보조바퀴 달린 자전거에 익숙해져서 

손이 덜 가게 되자

마음의 여유가 생긴 나는 그제야 물었다.


친구들은 두 발 자전거인데

자신은 보조바퀴가 달려있어서 창피했단다.


그런데 보조바퀴를 떼도

막상 두 발 자전거를 못 탈 것 같으니

떼 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던 거다.


주말 오후,

신랑이 바로 바퀴를 떼서 자전거 연습을 시키러 나갔다.


한 시간도 안돼서 카톡으로 날아온 

두 발 자전거 타는 동영상.


이렇게 간단한 거였는데..


아이는 관심을 주는 만큼 성장한다.


내가 귀찮다고, 내가 힘들다고 외면하는 사이

아이는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첫째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너무 늦지 않게 얘기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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