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좋아하던 첫째가
어느 날부터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씽씽이를 고집하는 첫째를 보고도
바쁜 등원 길엔 자전거가 거추장스러워서,
하원 후엔 자전거를 타면 놀이터에 더 오래 붙잡혀 있을 것 같아서,
왜 자전거를 타지 않는지 묻지 않았다.
둘째가 보조바퀴 달린 자전거에 익숙해져서
손이 덜 가게 되자
마음의 여유가 생긴 나는 그제야 물었다.
친구들은 두 발 자전거인데
자신은 보조바퀴가 달려있어서 창피했단다.
그런데 보조바퀴를 떼도
막상 두 발 자전거를 못 탈 것 같으니
떼 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던 거다.
주말 오후,
신랑이 바로 바퀴를 떼서 자전거 연습을 시키러 나갔다.
한 시간도 안돼서 카톡으로 날아온
두 발 자전거 타는 동영상.
이렇게 간단한 거였는데..
아이는 관심을 주는 만큼 성장한다.
내가 귀찮다고, 내가 힘들다고 외면하는 사이
아이는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첫째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너무 늦지 않게 얘기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