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낮은 사람을 사랑한 적 있나요?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오만함은..

by Biracle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사랑의 깊이가 다르다고 자만했던 그 마음이
고작 20년도 버티지 못하고 흔들린 오만함이라 사랑하기에 떠나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찌질함에 오직 그 사람만이 첫사랑이자 끝사랑인데 어찌해야 할까요..

행복하자고 시작했던 모든 것들이 의미가 없으면 어쩌지.. 두렵기도 했습니다.

오직 그 사람만을 첫사랑이자 끝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원함이라는 것은 사실 인간의 삶에 짧은 시간임에도 그런 마음이 만년일 거라고 오만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은 헛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오직 그 사람만이 영원한 불꽃처럼 내 심장 안에서 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 말을 안 해도 그 마음을 알 것만 같았던 시간도 있었는데

조금씩 믿어보려다가 닫혀버린 것 같다는 그 말에..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음에 뼛속까지 저려오는 이 슬픔은 첫사랑이 끝사랑임에도

영원하다고 말할 수 없는 죄.

흔들리는 눈동자보다 더 한심한 마음이라는 것이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깨진 유리병을 다시 붙인다고 해도 그 수없이 갈라진 선들은 선명하게

햇빛을 받을수록 더 선명해지는 선들을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걸까요?

그 사람을 사랑한 게 아니고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내 마음에 취해 있던 것은 아닌지.

메시가 신드롬처럼..

상처받은 사람을 사랑으로 바꿀 수 있다는 착각을 했던 것을 인정해야지..

그건 사랑이 아니었을까?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그 사람에게 수십 년째 사랑은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정말 난 사랑을 하고 있을까?

그런데 어떻게 사랑하는데 배신할 수 있지?

믿을 수 없다는 그 말은..

피할 수 없는 쇠사슬처럼 심장을 무겁게 하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서서 걸어간다.

날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런 마음을 사랑하는 건 아닌지 되물어보는 그 사람에게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랑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수백 통을 써 내려온 편지가 증거가 될 수 있을까?

그 사람을 위해서 써 온 수백 편의 시들이 증명할 수 있을까?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고 있듯이..

사랑의 완성은 어떤 결과가 아니라 끝까지 동행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경험하는 것인지.

자존감 낮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에 여차하면 숨어 버리고 본인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알면서도 지쳐서 한심해지는 것 같아서

누굴 위해서 정말 사랑이 그 사람을 향한 게 아니라 스스로의 자존심일까.

내 사랑이 거짓말이 되는 것이 아닌지 두려움이었을까?

이를 위해서 심리학도 공부하고 많은 방법을 찾지만 해답은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버려서 포기하는 거냐고 물어보는 그 사람에게 무슨 답을 해도 믿을지 모른다는

사실에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나.

사랑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아픈 사랑도 사랑일 수 있음에

선인장을 끌어안을수록 그 고통이 오겠지만 선인장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 아픔은 아픔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시를 개의치 않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

수십 년째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볼수록 이쁘다고 생각할수록 마음이 달구어지는 시간들이 곁에 맴돌면서 세월을 노 저어 간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멈출 수 없는 마음은

지금도 여전히 뜨겁다.

다만 이것이 세월의 맛인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느려진 듯 농후한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표현도 다소 직설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뚜렷하게 전해지는 대화가 가능해졌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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