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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미 Aug 19. 2023

자아 성찰을 통한 성장

: 거울에 비친 진짜 내 모습은 어떨까?

『거울을 든 아이』(곰곰, 2022)

글/그림 안나 회그룬드, 옮김 최선경




아빠는 사람들을 돌도 변하게 하는 못된 거인을 물리치기 위해 아이를 혼자 두고 집을 떠났다. 아이는 낮에는 망가진 것들을 고치면서 아빠를 기다렸다. 그리고 밤이 되면 아빠가 집을 찾아올 수 있게 촛불을 켜놓고, 거울을 보면서 자신에게 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마감했다.




초가 다 타버린 어느 날, 아이는 바다로 나가 헤엄을 쳐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왔다. 낯선 길을 걷고 또 걷다가 우산을 만드는 할머니 집에 우연히 들렀다. 그곳에서 아이는 좀 쉴 수 있었고, 할머니의 우산을 선물로 받았다.



아이는 거인을 만났을 때, 그 우산 안에 몸을 숨겼다. 거인은 우산 속의 아이에게 정체를 드러내라며 우산을 긁어댔다. 아이는 우산에 작은 구멍을 내고 거인에게 우산 안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그리고 거인이 몸을 기울여 구멍 안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순간 거울을 갖다 댔다.





거인은 거울 속의 자신과 눈이 마주치면서 순식간에 돌덩이로 변해 버렸다. 동시에 주변에 널려 있던 돌덩이들은 다시 사람들도 돌아왔다.



이 이야기는 서양의 전래동화 같다. 거울을 무기로 해서 괴물을 물리친 용기 있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는 전설 속에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각자의 일상에서 용기 있게 살고 있다. 그 무기를 아이처럼 적절하게 잘 사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또, 거울을 통해 거인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는 설정도 요즘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 주변의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면서 정작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의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해 조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거인의 모습이 투영된다.



반면, 아이는 이 거울을 통해 매일 저녁 자신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을 제대로 보게 되었고, 그 안에서 용기를 얻게 되었다.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설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림 속에 항상 등장했던 파랑새로부터 아이를 끊임없는 응원을 받았을 것이다. 그 응원이 아이를 외롭지 않게 했고, 아이가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바다 한가운데 혼자 떠 있는 아이 곁에는 그 아이를 항상 응원하는 파랑새가 있었고,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 있었다. 그래서 아이는 망가진 것들을 고치며 자신의 시간을 보람 있게 보냈고, 새로운 세계로 떠날 용기도 얻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난 역경을 자신의 상황에 맞춰 현명하게 헤쳐나갔다.



표면적으로는 한 아이의 성장을 보여주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거울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된 아이와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 거인은 자신을 성찰하는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이야기 끝에 윤동주의 ‘자화상’이 떠오르기도 했던 것 같다.



자신을 안다는 것이 자신의 삶에 주는 힘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아이의 거울에 ‘나’도 비춰보고 싶다.






<우리 아이의 한 마디>

아이가 거울의 반사 원리를 이용해서 위기를 보면 하는 것을 보면서, 좋은 사고(思考)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m.oheadline.com/articles/3zDVytyD72q2Hhw4F6irYw==?uid=4f8c6c5e6d91434c8dde0827240053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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