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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미 Apr 15. 2024

부추전

비가 온다.

주룩주룩.



비 오는 날이면, 엄마의 부추전 냄새가 코끝에 맺힌다.



나는 부추전이 싫은데,

엄마는 비만 오면 부추전을 부쳤다.



우연히 내가 부친 엄마의 부추전을 아이가 잘 먹는다.



아이가 잘 먹는다는 이유 하나로,

비가 오면,

엄마가 된 내가 부추전을 부친다.



따뜻하게 부쳐낸 부추전 한 장이

훈훈하게 공기를 데우고

아이와 엄마의 마음을 데운다.



아이가 알까?

너의 엄마는 부추전을 싫어한다는 것을.

그리고 부추전 한 장에 엄마도 나의 엄마가 떠올라 마음이 뜨끈해진다는 것을.



우리 엄마는 비 오는 서늘한 기운, 비 내리는 추적대는 소리

부추전으로 쌀쌀맞고 냉랭해진 딸을 위안하려고 했던 것일까.



오늘도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부추전으로 아들과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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