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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미 Apr 16. 2024

사진

엄마의 사진 폴더는 아이의 사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엄마는 자신의 프로필 사진에 아이의 모습을 넣었다. 



사춘기의 터널을 거치면서 



엄마의 사진 폴더는 꽃과 반려견으로 채워졌고, 

엄마의 프로필 사진으로 꽃과 반려견 모습이 떠오른다. 



해맑게 엄마를 향해 웃어주는 아이는 사진 속에나 있다. 



이제, 



엄마 옆에는 조금 비뚤게 엄마를 바라보고, 

자신의 모습을 궁금해하면서

불안한 세상 속에서

해맑지 않게 된 아이가 있다. 



엄마는 

해맑지 않은 아이의 모습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



엄마에게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린 아이의 모습이 서운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한 그 시간이 그저 소중하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아이의 사진은

아이의 어떤 모습이 중요하기보다 그 시간이 소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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