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을 기대하며
어린 시절 부모님들이 흥얼거리며 가르쳐주시던 동요 중 하나가 “보름달”이다. 쟁반같이 둥근 달을 보게 될 때면 어김없이 소원도 빌게 된다. 어릴 적엔 어찌 그리 갖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던지, 보름달을 바라보며 한참을 기도하던 생각이 난다.
요즘 아이들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까? 크리스마스의 산타클로스도 믿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고 하니, 보름달은 과학 시간에 배우는 학습 내용이 더 친밀하게 느껴지리라. 달의 위상 변화, 지구와의 거리, 인력의 법칙. 아이들은 이제 달을 낭만이 아닌 지식으로 먼저 만나는 것 같다.
굳이 소원을 빌기 위해 특정 대상을 마음에 두는 일 따위는 AI가 대중화된 지금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달을 보며 기도하는 감성을 일부러라도 우리 아이들이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TV나 모바일 등 미디어를 통해 배우는 간접적인 감성 대신, 보름달을 바라보며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통해 그 깊이를 쌓아갔으면 한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그 순간만큼은 손에서 화면을 내려놓고, 진짜 달빛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릴 적, “달님 안녕”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주면 밤하늘에 떠 있는 달과 별에게 인사하던 아이들이 그립다. 작은 손을 들어 “안녕”하고 흔들던 그 순수함. 어느덧 자라 지금의 나처럼 부모 품을 떠나, 다른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며 옛 시절을 기억하고 잠시 추억에 잠기는 날도 오겠지. 팍팍한 현실 속에서 문득 고개를 들어 달을 보며 잠시나마 숨을 고르는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때, 그 아이들이 환한 달처럼 환하게 웃어버리는 멋진 어른이 되어 있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도 언젠가 자신의 아이에게 “달, 달 무슨 달” 하고 노래해주며, 이 오래된 감성을 전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달은 세대를 넘어 우리를 이어주는 다정한 친구로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