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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장 Sep 06. 2021

책도 알아야 잘 읽고,
잘 활용할 수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

10년도 넘은 책이다. 편집자인 정은숙의 독서 분투기, ‘책 사용법’이다. 아직도 종이책이 유효할까.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닐까. 결론은 아직도 유효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제목처럼 책을 잘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책을 사용하라는 발상이 신선하다. “책을 알면 더 잘 사용할 수 있다. 제품 매뉴얼처럼 책도 사용 설명서가 필요하다.” 책을 도구처럼 잘 사용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정조 때 문인 유한준은 말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말했다.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 책도 알아야 잘 읽고, 잘 활용할 수 있다. 정 안되면 라면 받침이라도 써야 하지 않겠는가. 버리는 것도 낫지 않은가.



“책을 읽을수록 그 사용법도 진화한다. 책은 전자제품과 똑같다. 그 기능을 많이 사용하고 많이 활용할수록 사용법도 잘 알게 되고, 결실도 크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책을 사용해왔으니 그 사용법도 발달”해 왔다. 이렇게 오래된 사용법을 아직 익히지 못했다고 부끄러워하거나 포기할 필요가 없다. 가지고 놀면 늘게 된다. 괴테도 말했다. “나는 책 읽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80년이라는 세월을 바쳤지만, 아직도 잘 배웠다고 말할 수 없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다.


세상이 바뀌었다. 전자제품의 사용법은 매뉴얼로 익히지 않는다. 많이 사용해 봐야 알 수 있다면 잘못 만든 제품, UX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비유가 좀 (지금은) 틀려 보이지만 우리는 ‘책’이라는 놈을 말하려 한다. 이 놈은 쉽게 그 본색을 우리에게 드러내지 않는다. 조금, 아니 많이 공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그 속내를 알 수 있고, 잘 활용할 수 있다.  


책도 알면 더 잘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책을 하찮게 생각하고 멀리한다. 멀리하기 때문에 책의 사용이 더 어려워진다. 일단 책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책과 거리를 좁혀야 한다. 손 닿는 곳에 두고, 혹은 이동할 때는 들고 다니다가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곧바로 책장을 열면 된다. 무엇보다도 책을 가까이 두고, 읽다 보면 잘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신념을 갖자. 그것이 첫걸음이다.

※ 책의 기능
• 대화로서의 책
• 치유로서의 책
• 오락으로서의 책 읽기
• 지식으로서의 책
• 인간학으로서의 책
• 더 ‘깊이’ 알게 하는 기능
• 감성을 일깨우는 책

저자가 말하는 ‘책의 기능’을 보자. 나는 ‘대화로서의 책’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기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책과 읽는 이를, 또 읽는 이와 저자를 서로 소통시키는 것이다.”  다른 기능도 책의 존재함을 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하다. 하지만 책의 주인은 누구인지를 생각한다면 ‘대화로서의 책’이 (적어도 나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책을 돈 주고 산 사람.

책을 쓴 사람,

책을 읽은 사람
책의 진짜 주인은 누구일까


오늘 우리는 디지털 혁명기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책에 관한 아날로그적 독서법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나는 믿는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책 사용법에 대한 이 소박한 구성이 그들에게 사랑받기를 욕심내 본다.


저자가 말하는 아날로그적 독서법은 (적어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점에서 이 소박한(? 결코 소박하지 않은)《책 사용법》은 나를 비롯한 모든 이에게 사랑받을 만하다.


“책은 곧 사라질 것이다.”

어휴, 이건 정말 무서운 말이다. 믿고 싶지 않은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책의 형식은 사라져도, 책의 내용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내용을 창조해내는 사람, 역시 굳게 살아남는다. 다행히 이 부분은 미래 학자도 동의하고 있다.

블로그든, e-Book이든, 종이 책이든, 또 무슨 괴상한 약자의 전자나 바이오 도구든 간에 상관없다. 전달하는 매개가 무엇이 되었든, 그 안에 담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영원하다. _명로진


종이 책, 이북, 앞으로 나올 이상한 미디어에는 꼭 담겨야 할 것이 있다. 그 안에 담을 이야기는 영원하다. 그 이야기는 ‘책’이라는 이름이거나 다른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영원하다.



덧_

정은숙, 《책 사용법 - 한 편집자의 독서 분투기》, 마음산책, 2010년 7월 초판 2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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