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설과 추석마다 친척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명절마다 외할머니 댁에 가면, 많은 친척을 만날 수 있었다. 친척들끼리 모여서 가족여행도 가고, 공원도 산책하고, 해운대 바닷가도 보러 가는 등, 재밌는 추억을 많이 쌓았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각 집에서 가져온 맛있는 명절 음식으로 식사했던 시간이 기억에 남아있다.
민락 어시장에서 사 온 회와 매운탕, 어머니가 준비하신 LA갈비, 이모들과 숙모가 준비하신 각종 전과 겉절이 등 각 가정의 정성이 담긴 맛있는 반찬들을 한자리에서 먹을 수 있었다. 각 집에서 만들어 온 최고의 음식을 같이 먹는 이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께서 해외로 떠나셨고, 코로나19와 건강 문제 때문에 친척들도 더 이상 함께 모이기 어렵게 되었다. 상다리가 부러지는 한상차림은 이제 자연스럽게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당분간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진 명절 음식을 못 먹는 게 아쉬워서, 당시에 먹었던 명절 상차림을 직접 재현해보았다. LA갈비를 굽는 대신 갈비찜을 삶았고, 전이나 산적을 굽는 대신 오징어튀김을 튀겼고, 매운탕 대신 소고기뭇국을 끓였다. 당시에 먹어 본 음식들을 내가 요리해 본 메뉴와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것들로 대체하긴 했지만, 그래도 명절의 따스함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온종일 요리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마음 한쪽엔 뿌듯함이 차올랐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식탁에서 마음을 나누는 한가위 되세요.
네 번째 끼니 - 갈비찜, 오징어튀김, 소고기뭇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