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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무침

열네 번째 끼니 - 3

by 빛새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의 몸은 그 힘을 잃는다. 어린 시절엔 이틀을 자지 않아도 멀쩡한 몸이었는데, 지금은 하루라도 잠들지 않으면 그다음 주가 피곤했다. 또 예전엔 날마다 5km 달리기를 해도 무리가 없었지만, 그걸 몇 달 하다 보면 무릎이 시큰거린다.


소화기관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정크 푸드와 인스턴트 음식을 먹어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걸 자주 먹게 되면 얼굴이 붓고 몸에 기름이 낀다. 시간이 갈수록 먹는 양도 줄어들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더 굳히는 한 가지 일화가 있었다.


지금은 은퇴하신 아버지께서는 오랫동안 회사 구내식당을 애용하셨다. 단체 급식이라 날마다 비슷비슷한 음식이 나왔지만, 그래도 가까운 거리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어서 자주 들르셨다. 회사에서 먹는 모든 음식을 한 곳에서 해결하다 보니 음식에 대한 걱정과 고민을 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아버지께서 출근하실 때 도시락을 들고 나가셨다. 회사 구내식당 대신 아내의 도시락을 먹으면서 하루를 보내셨다. 이 모습을 본 나는 어머니께 그 이유를 물어보았고, 어머니께서는 '아버지께서 나이가 들다 보니 구내식당보다는 도시락을 싸는 게 건강에 더 좋지 않을까.'라고 답해주셨다.


아버지 도시락에 정갈하게 들어갔던 두부 부침을 보니, 건강한 식습관을 미리미리 들여놓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지금이야 라면도 먹고, 햄버거도 먹고, 여러 맛난 음식을 먹어도 아무런 탈이 나지 않겠지만, 그게 누적되다 보면 어느 순간 쓰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돈을 잃으면 다시 모으면 되지만, 건강을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지 않는가.


이젠 진짜 몸 관리해야지.


PBSE2162.jpg 열네 번째 끼니 - 장어구이, 삼계탕, 두부무침, 부추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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