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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승훈 Aceit Sep 12. 2017

시야가 좁아지면 치졸해진다

따라서 조직의 시야를 넓히는 것도 리더십이다


시야를 넓게 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비지니스 기회를 다양하게 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며, 세부가 이닌 전체적인 관점으로 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경영학이나 마케팅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보았을 Marketing Myopia도 이와 비슷한 의미를 내포한다. (관련 링크: https://en.m.wikipedia.org/wiki/Marketing_myopia )


그러나 넓은 시야가 사업적 기회를 발굴하는데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소 과소평가 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조직관리에 주는 영향이다.


인간은 시야가 좁아지면 치졸해진다.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흔히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조직에서 시야가 좁아져 자기들끼리 서열화를 하기 시작하면 정말 눈으로 보기 힘든 치졸함이 드러난다. 옆에 있는 사람의 성공을 질투하고, 뒷담화를 하기 시작하며, 겉으로는 협력하고 뒤에서는 방해한다.  또 이런 작은 조직에서 나름 정치력을 확보하고 나면 그 사람은 현실파악을 하지 못하고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이런 개미지옥 같은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시기, 질투, 뒷담화가 난무하는 판에서 정치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시야를 넓게 갖고 너 넓은 샘플(표본)을 통해 자기 자신의 위치 정보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조금만 둘러봐도 이 작은 조직에서 상위 5%를 차지하는 자신의 위치가 조금 더 넓은 물에서는 금세 중간으로 내려온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남녀 관계의 이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많이 발견된다. 시야를 좁게 가지면 눈 앞의 이별만 보인다. 이별에 대한 고통은 옛 사랑에 대한 존중이 될 수도 있으나, 계속 이렇게 시야를 좁히게 되면 치졸하거나 비이성적인 생각으로 다다르게 된다.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도 더 좋은 방법은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이미 끝났던 관계를 억지로 붙여놓는 것보다, 그냥 넓은 시야로 감내하며 새로운 사랑의 기회를 찾는게 낫다.


자...... 말은 쉽다.

그러나 실제로 처한 상황에서 혼자 시야를 넓히기란 쉽지 않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으면 조직관리가 왜 필요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조직에서 의도적으로 시야를 넓히려는 시도는 많이 보지 못했다.


조직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 기본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조직원 교체


조직 내에서 특별한 문화를 만들어 갈 만큼 영향력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이 사람을 옮기는게 현명하다. 이런 사람이 조직에 있다면 좋던 나쁘던 이 사람이 만들어 낸 세상 속에서 조직원들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면 교체가 당연하지만 설사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도 마찬가지다. 부서 이동을 통해 이 사람은 오랜기간 쌓아진 팀워크 효과와 자기 자신의 독립적인 능력을 구분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 일 하다 보면 전략이나 객관적인 업무 방식이 뒤떨어지더라도 팀워크에 의해 좋은 성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부서 MBO 통합


지긋지긋한 부서의 벽을 없애려면 백번 말 하는 것 보다 부서의 평가 목표를 통합해버리는 것이 낫다.

부서의 벽은 종종 자신의 부서 일만 보는 좁은 시야 때문에 생긴다. 억지로라도 공동 평가 항목을 높이기 위해 협업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타 부서 일도 배우며 시야가 넓어진다. 단, 이 방법은 부서의 벽이 단순히 좁은 시야 때문이 아니라 부서장들의 개인적인 감정 대립 때문에 생긴거라면 조금 위험하다.


3. 타운홀


경영진과 직원들이 자유롭게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타운홀 미팅은 사실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일반적으로 외국 회사에는 반드시 존재하는 타운홀 한국어로 번역하면 '월례조회' 정도가 될텐데, 사실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모든 직원들이 같은 회사 잠바를 입고 군대처럼 화이팅을 외치며, 겉으로는 사장님 말씀을 들으며 의자 아래로는 카톡을 하는 것은 타운홀이 아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개하고자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월례조회를 여는 국내 회사들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생기는 문제는 많은 조회들이 젊은 직원들이 한달 동안 찍은 사진과 비디오로 5분 가량 마음 따뜻해질 수 있는 피티를 만들고, 나머지 시간은 그냥 상 주고 사진찍는 자리로 변해버린다는 점이다.  

타운홀에서 경영진의 메세지는 필요하다.

모든 조직원들이 회사의 주인이 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큰 회사일수록 자신이 일부 부속품 역할을 한다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직원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적어도 자신이 중요한 부속품이고, 그 부속품이 이 큰 회사를 어떻게 굴러가게 하고 있는지는 알고 싶어한다.



좁은 시야는 개인도 조직도 치졸하게 만든다.

그러나 시야를 넓히는 것은 종종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별에 집착하는 친구에게는 새로운 사람을 소개 시켜주는 친구가 필요하듯, 작은 조직의 시야에 집착하는 팀에게는 리더의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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