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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Nov 10. 2023

사회복지사는 엑셀, 한글 잘해야 하냐요?

네, 당신이 오늘 해야 할 일을 다 끝내고 퇴근하려면요.

장애인당사자단체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지 벌써 5년 차다. 5년 동안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겼고, 장애인복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질문과 관점도 생겼다. 인식, 고민, 관점 등과 같은 정성적인 것의 변화가 생긴 것이 분명하지만 뚜렷하게 얼마만큼 변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반면에 이러한 인식, 고민, 관점을 변화시키기 위해 기안을 작성하고, 자료를 취합하고, 교육 자료를 만드는 일은 얼마만큼 변했다는 정량적 평가가 뚜렷하다. 


한글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제일 먼저 하는 일이 Alt + U+ R을 누른다. 문단부호와 조판부호를 활성화시키는 단축키다. 내가 작성하는 기안과 보고서에서 빈 공간을 어떻게 작성했는지까지 보여준다. 특히나 공문 작성 시 마지막 '.끝' 부분을 작성하기 위해서 띄어쓰기가 vv 두 번 되어 있는지를 꼭 확인한다. 400페이지가 넘는 업무매뉴얼 제작 시 인쇄업체에 넘기기 전 마지막 편집을 내가 했다. 그때 밤을 새워가면서 한글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인터넷으로 찾으면서 실력을 쌓았다. 


아니 왜 표가 다음 페이지에 안 보이지? 왜 표 안에 글이 다음페이지에 넘어가지 않고 글이 그냥 써지지? 페이지에 쪽 매기기가 왜 갑자기 잘 가다가 다시 1번으로 설정되지? 어느 표는 안에 여백이 발생하는데 어느 표는 왜 여백이 없이 답답해 보이지? (대부분 표를 집어넣었을 때 발생하는 오류들이 많았다.)


엑셀은 또 어떠한가? 매달 후원금과 회비를 은행 입출금 내역을 다운로드하여 입력해야 한다. 은행마다 양식과 셀 서식이 다르다. 어디는 날짜를 2023.11.10으로 작성하고 어디는 2023-11-10으로 작성한다. 근데 우리는 11/10로 입력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이것을 한 번에 맞춰야 할까? 하는 고민이 든다.


처음 초반에는 후원금&회비 입력은커녕 이 양식을 통일되게 맞추는 걸로 반나절을 보낸 적이 있다. 지금은 매크로를 활용하여 입력도 내가 하지 않고 자동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물론 이 매크로도 완벽하지 않지만 적어도 후원금을 입력하다 오십견에 걸리지는 않게 되었다. 


우리가 정작 해야 하는 사회복지실천 영역이 한글, 엑셀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결과값을 도출해야 된다는 것을 사회복지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업무용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사람들은 좀 더 스마트하게 일을 처리하고 자신이 집중해야 할 근본적인 일에 충실할 수 있다. 


물론 사회복지실천 영역에서 내담자에게 잘못된 상담을 하거나, 잘못된 자원 연계를 해주고 나서 업무일지나 상담일지만 기가 막히게 쓰는 것도 문제다. 혹은 엑셀 자료를 취합하거나 편집하고 나타난 결과값의 의미가 사회복지의 어떤 영향을 줄까 보다 단순 계산만 하는 것에 심취해 있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찌 되었든 우리의 업무의 결과물이 한글이나 엑셀프로그램으로 나오는 이상, 사회복지사라면 그리고 빠른 칼퇴를 원한다면 한글과 엑셀 프로그램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보면 너무 지루하니, 서울시광장과 같은 곳에 가서 여러 영역의 공문을 보면서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미 작성된 공문을 똑같이 한글에서 작성해 보거나 유관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엑셀양식을 내가 만들어보거나 하는 일 말이다. 


나 또한 그런 연습을 통해서 우리 회사에서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엑셀에서의 기능을 통해서 산하 사업장에 배포한 경험이 있다. 이렇게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하나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래는 내가 직접 만든 엑셀 자료를 공유한 것이다.


https://brunch.co.kr/@bjh89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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