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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Jul 13. 2024

이력서와 면접, 바늘구멍 뚫기

보통영어의 차별화전략


내가 가진 '보통 영어' 실력으로는 해외에서 취업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이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장이라고 상상해 보자. 한국말에 익숙한 한국 사람과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 중에 어떤 직원을 뽑을 것인가.

그 외국인이 한국어를 능가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모를까, 당신 역시 한국 사람을 채용할 것이다. 언어의 능숙함은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문제 해결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취업이라는 담을 넘어야 할까?

이 나라에서 태어나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20대 친구들과 똑같이 준비한다면 나는 빛보다 빠르게 광속탈락 할 것이다. 그래서 차별화가 필요했다.




내 생각과 준비과정을 공유해 본다.


CV는 포인트+경력 강조


먼저 CV(Curriculum vitae의 약자)라 불리는 이력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나라는 이력서에 사진, 생년월일, 성별 등을 첨부하지 않기 때문에 이력서만 보면 그 사람의 경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일단 간결하게 디자인하고, 중요한 내용만을 추려 넣는다. 경력이 눈에 잘 띄어야 하기에 긴 설명보다는 짧게 굵은 글씨로 강조하고, 간단한 표를 이용해 표현하는 것도 좋다.



나의 경우는 무엇보다 ‘영어보다 경력’으로 밀고 나가야 했다. 내가 20대 키위들과 차별화를 둘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것 하나뿐이었다. 20대의 신입으로는 가질 수 없는 경력부터 진한 글자로 써 내려갔다.(팀장, 매니저급의 경력) 그리고 중요한 이력(나의 강점 및 업무에서 잘했던 부분)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참고로 이력서에 넣을 영어는 ChatGPT나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틀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포트폴리오나 사실 증명서 첨부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 이력서 넣을 때 사용했던 방법이다.


아무리 CV를 넣어도 연락이 없다면 포트폴리오나 증명서등을 첨부해 보자. 나는 그동안 해왔던 주얼리 관련 업무, 기사, 만들었던 작품, 사진 등을 첨부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눈에 잘 뜨이기 위해 비비드 한 컬러(노란색, 파란색)를 사용했고, 주제별로 주얼리 사진을 넣어 CV와 함께 보냈다. 물론, 회사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요청한 적이 없다.



면접 준비


CV를 보내고 나면,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전화 및 면접 영어를 준비하자. 보통 CV 확인 후 면접을 보고 싶으면 담당자가 메시지를 남기거나 전화를 한다. 준비 없이 보통영어 수준으로 전화를 받으면 당황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듬을 수 있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예상되는 질문과 대답을 몇 가지 준비해 두자.


혹시나 전화를 받았는데 너무 긴장되거나 중요한 부분을 놓칠까 걱정된다면 이런 방법도 있다.

"내가 지금 다른 업무(운전) 중인데 혹시 메시지로 남겨줄 수 있어? 내가 확인하고 다시 연락 줄게."


마지막 기회


면접 보러 간다면 최종 승부다. 나는 보통영어보다 ''하는 영어를 하고 싶어서 정말 영어준비를 많이 했다. 예상 질문과 답변, 질문, 내가 하고 싶은 말까지 다 준비했다.


참고로 이 모든 것을 다 외우려고 하면 안 된다. 면접 중에 잊어버리면 모든 것이 스톱된다. 보통은 어떤 질문에도 잘 어울리는 구어체를 외우고(내 생각에는~, 내가 알고 있기로는~), 내 이야기는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만들면 잊어버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면접의 마지막, 면접관이 “질문 있니?”라고 물어보면 질문은 1~2가지 정도 생각했다가 꼭 물어보자. 해외에서는 질문을 하는 것이 ‘내가 이 정도로 회사에 관심이 많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똑같은 영어실력으로 비슷하게 면접을 봤지만 키위회사가 한국회사보다 내 영어실력을 더 좋게 봐주었다. (*해외에 살다 보면 생각보다 발음은 중요하지 않다) 아무래도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다 보니 발음이나 문법 수준보다 얼마나 의사소통이 가능한지를 보는 것이다.


이력서는 거의 20군데 정도 넣었고, 면접은 10번 정도 본 것 같다. 연락이 없거나 떨어져도 너무 실망하지 말자. 여러 번의 면접을 통해 영어공부도 하고, 경험도 쌓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불킥으로 시작했지만 조금씩 수정해가다 보면 면접을 잘 보는 그런 날, 여유 있게 농담도 한마디 던질 수 있는 그런 순간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렇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계속 일어난 끝에 한 주얼리 샵에서 일하게 됐다.



합격하면 이제 끝?! 그럴 리 없다! 더 큰 장애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편이 궁금하시다면 구독과 응원하기 부탁드립니다.



P.S 아이들 케어 때문에 입사(캐주얼 근무)를 포기해야 했던 S브랜드. 그곳 사장님과 매니저님 두 분과 40분가량의 면접과 서류작성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무 긴장했지만 면접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배웠던 곳이었다. 인연은 안 됐지만 보통영어의 나를 합격시켜 줘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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