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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Sep 07. 2024

공감과 유머는 언제나 정답

입안에서 맴돌다 언제라도 나올 수 있도록.


한국어든, 영어든

어느 나라 말을 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과 유머라고 생각한다.


공감: 상대방 입장에 서서 경험한 바를 이해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행위

상대의 말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상대의 입장과 현재 관계까지 배려한다는 뜻으로 그 말은 곧 지혜롭다는 말과 같다.


유머: 남을 즐겁게 하며 웃게 만드는 말이나 몸짓

상대방과 다른 견해를 갖거나 기분이 나쁠 경우 감정이 앞서는 것은 모든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 그것을 스스로 깨닫고 컨트롤해서 좋은 방향으로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끔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외국인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이 제품은 재료가 뭔데 이렇게 비싸요?”

“옆에 oo브랜드는 보증기간이 0개월인데, 여긴 왜 이렇게 짧아요? “

“(응대 중) 00 주얼리 브랜드는 어디 있어요?”

“사이즈가 왜 이렇게 작게 나오는 거예요?”


비교나 지적의 뉘앙스를 풍기며 질문하는 고객들을 만나면 당황스럽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섣불리 대답하지 못한 적도 있다. 때때로 기분이 나빠지면 나도 웃으면서 친절히 대답하기 쉽지 않다.


그럴 때일수록 침착하고, 재치 있게 넘어가고 싶지만 이게 알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나는 재치 있게 넘긴다고 한 말이라도 말투나 억양에 따라 비꼬는 듯한 뉘앙스가 나오면 상황이 더 악화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번 생각해 볼까?

고객 응대 중 타 브랜드의 주얼리 샵을 찾는 고객에게는

"아, 그 브랜드는 아래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혹시 그곳에서 마음이 바뀌시면 다시 방문해 주세요. 언제든 환영입니다."

사이즈가 작다고 컴플레인하는 고객에게는

"아, 정말 사이즈가 좀 작게 나왔네요. 저희의 문제점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더 큰 사이즈가 나올 수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빨리 응대할만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리액션을 크게 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고객의 말에 따라 리액션을 하면서 들으면 공감과 비슷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어머! 정말요? 
맞아요.
그렇죠.


예시보다 센스 있고, 적절한 대답을 찾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공감과 유머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내 기억에 오래 남는 고객 역시 물건을 많이 산 고객보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들어와 농담을 건네거나 '다리 아프니 앉아서 일하는 것은 어떻니, 점심은 먹었니?'라며 내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고객들이다.


신기하게도 그런 분들은 대체로 연세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삶을 살아보니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상 쓴 날들보다 하루라도 더 웃는 것이 가치 있다는 것을 느낀 그들의 지혜가 아닐까?


예민함이 밀려와 인상 쓰게 되는 날이 더 많았던 나의 과거로부터 한 발짝 멀어져 이제는 유머와 공감으로 채워지는 미래를 위해 매일 조금씩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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