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뉴질랜드, 두 나라의 여름

행복의 찰나, 아이스크림



한국은 이제 더워졌어



수화기를 통해 한국의 날씨가 전해진다.

‘아, 맞다. 한국은 이제 여름이지?’

북반구와 반대 계절을 달리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어 가끔씩 깜빡한다.


6월 9일 뉴질랜드 초겨울. 아침기온 8도, 낮기온 17도.

남극의 차가운 바람과 함께 추적추적 옆으로 흩날리는 비. 거기에 난방 없는 이곳의 겨울이 시작됐다.

어제는 온수 매트를 켰다. 바닥이 카펫임에도 발가락이 시려 도톰한 양말도 꺼내 신었다. 이곳에서 한국의 여름 소식을 전해 듣자 그곳의 여름이 떠올랐다.


고온다습한 한국의 여름

땀이 잘 안나는 체질임에도 좀 걷다 보면 땀이 흐른다. 까만 아스팔트 도로 위 아지랑이가 흔들거리고, 이 정도 더우면 계란 프라이도 해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이상기온 때문인지, 삶의 무게 때문인지, 어릴 적 여름보다 어른 된 후의 여름이 더 덥고, 견디기 힘들다 느껴졌다.

더운 열기로 지쳐갈 때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에어컨 바람이 행복의 찰나를 가지고 날아온다. 곳곳의 빌딩마다 ‘누가 에어컨 더 세게 트나’, ‘누가 더 빨리 습기를 제거하나’ 시합이라도 하듯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었다. 특히 백화점과 지하철이 그랬던 것 같다. 건물 안에서는 땀이 마르고 피부가 뽀송뽀송해지는 만큼 상쾌 지수도 높아졌다.

그렇게 삼십 분 정도가 지났을까 가방 안에 항상 넣고 다니는 얇은 카디건을 꺼내 입는다. 번거로워도 나에게는 꼭 필요한 준비물이었다. 깜빡이라도 하는 날에는 바로 냉방병 당첨이었으니 말이다.


그에 비해 건조한 뉴질랜드 여름

햇살 아래에서는 뜨거운 태양빛이 피부로 직접 전해지는 느낌이다. 무방비 상태로 햇빛에 서있다간 '아, 뜨거워!' 소리가 절로 나오며 피부를 문지를 수 있다. 그늘로 들어서면 언제 뜨거웠냐는 듯 따뜻함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바람만 불어온다. 열기가 남아있는 뜨거운 바람이 아니라서 그늘에만 있으면 서늘한 느낌이 든다. 피부로 느껴지는 온도차가 너무도 극명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햇볕을 선택한다. 이곳의 겨울은 흐리고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아는 햇볕의 소중함 같은 것이 있다. 뜨거워도 그 햇살을 즐긴다. 단, 오존층이 얇고 손상된 부분이 있어 자외선지수(UV)가 높기 때문에 선글라스와 선크림은 필수다! 일광화상 주의!



두 나라의 여름은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 '아이스크림!'


진짜 다양한 한국 아이스크림!

31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만으로도 이미 아이스크림의 다양성을 증명하고 있다. 색도 다양하고, 맛도 다양해서 말 그대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새로운 것을 좋아해서 이 맛, 저 맛, 모두 맛보고 새로운 맛이 출시되면 또 먹어보고는 했다. 그 다양한 맛을 한 번에 맛보기 위해 없는 이벤트를 굳이 만들어 케이크를 사 먹기도 했다.

그 외에도 한국은 더위를 이기기 위한 아이스 제품이 다양하다. 아이스크림은 기본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냉면, 콩국수, 슬러시 등이 있다. 아, 이곳에 없는 팥빙수도 있다! 몇 년 전 한국에 잠시 갔을 때 아이들이 망고 빙수, 인절미 빙수를 처음 봤고, 눈이 커진 채 빙수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딸기 아이스크림이 이런 맛이었어?! 뉴질랜드 아이스크림!

뉴질랜드는 청정 자연환경과 낙농업 강국이라는 특징 덕분에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요거트 등의 유제품이 많고 맛도 좋다. 한국에서 웬만한 아이스크림은 거의 다 먹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와 아이스크림을 처음 맛보는 순간, 처음 느끼는 맛이 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스크림의 우유 맛이 진하고, 고소하고, 크리미 하다. 거기에 뉴질랜드 로컬 재료 마누카 꿀, 키위를 비롯해 다양한 토핑을 가득가득 넣어 만든다. "내가 딸기 아이스크림이라고 이름에서 얘기했잖아!"라고 말하는 듯이 진한 우유와 딸기 그대로가 씹힌다.


한국에는 없는 아이스크림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Hokey Pokey (호키포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맛!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바삭한 캐러멜 토피 조각 듬뿍.

Goody Goody Gum Drops: 민트 색 아이스크림에 젤리 캔디가 들어간 어린이 인기 아이스크림

Fig & Manuka Honey: 무화과와 마누카 꿀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풍미의 아이스크림

Aged Cheddar & Crackers: 진한 치즈의 이색적인 맛


추억의 엑설런트와 투게더. 첫째를 임신했을 때 유난히 찾았던 붕어싸만코, 파리바게트의 아이스크림 등,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우유가 함유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두 나라 모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있지만 맛은 현저히 다르다. 사람들이 뉴질랜드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다 해도 나에게 한국 아이스크림은 추억이고, 행복이다. 어릴 적 좋아하던 옛날 스타일의 한국 아이스크림. 스크류바, 죠스바, 쌍쌍바, 비비빅, 더위사냥...


요즘은 뉴질랜드의 마트(Pak’nSave)에서 붕어싸만코, 메로나를 팔고 한국마트에서 죠스바, 설레임 등 한국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어서 가끔씩 행복의 찰나를 느낄 수 있다.


한국의 이번 여름 디저트는 무엇이 인기일지 궁금하다. 더 다양한 아이스크림이 소개되고, 바다 건너 이곳까지 왔으면 좋겠다. 몸무게는 늘어가겠지만 행복도 커질 테니 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