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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Sep 06. 2023

Cafe Mico

[뉴질랜드]오클랜드 카페 4

9월이 되자마자 낮 기온이 확연히 달라졌다. 두꺼운 외투는 잘 걸어두고, 얇은 재킷을 꺼내 입었다. 봄이 오나 보다. 봄이 느껴지면 항상 가는 곳이 있다.


바로 Auckland Botanic Gardens이다. Auckland Council에서 관리하는 오클랜드 식물 공원은 계절별 다양한 정원을 비롯해 호수, 그리고 그곳에 서식하는 개구리, 오리, 장어, 나비 등 작은 동물들도 만날 수 있다.


오클랜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 공원 정문에 하나의 카페가 있다.


Cafe Mico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들르는 곳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리한다. 여느 카페와 다름없이 실내와 실외의 공간으로 나뉘는데 언제나 밖의 테이블은 인기가 좋다. 테이블 외에도 넓은 야외 공간이 많아 어른들은 밖에 앉아 커피를 즐기고, 아이들은 공터에서 뛰어논다.


음료를 주문하고 한쪽 자리에 앉았다. 우리 옆 테이블의 꼬마 아이 둘이 버거 소스가 잔뜩 뭍은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고 웃는다.  야외 한쪽 끝 긴 테이블에서는 3대로 보이는 가족이 한가로이 식사를 즐긴다. 자리에 앉아 창 밖의 공원을 바라본다. 통유리로 비치는 봄 햇살과 넓은 정원이 어우러져 기분이 좋아진다.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사람들이 많은 곳이나 바쁜 시간에 찾은 카페에서는 커피 본연의 맛에 욕심내지 않는다. 커피의 향과 여유를 느끼는 정도면 만족스럽다.



베이지 컬러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 여럿이 카페로 들어온다. 웨딩 촬영을 도와주는 신부 친구 들인듯하다. 화려한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커피와 음식을 주문한다. 카페의 분위기도 한층 화사해지는 느낌이다. 날이 좋은 봄, 여름에는 이곳에서 웨딩촬영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는 뉴질랜드 카페에는 여름에도 아이스 음료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 여름에도 플랫 화이트나 라테를 뜨겁게 먹곤 했는데 이 카페에서는 아이스 음료 주문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조금씩 변화하는 카페들이 생기는 듯하다.


따뜻한 햇살을 마주하며 다른 정원을 향해 걸어본다. 걷다 보면 문득문득 스치는 꽃향기가 향수향처럼 퍼지고, 엄마 오리를 따라가는 아기 오리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하루를 보낸다.

서치를 통해 누구나 확인 가능한 카페의 정보보다 그날, 그 시간대에서 내가 느낀 카페의 분위기를 주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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