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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May 20. 2018

이별

우정 시선


이별 


     

비 내리는 밤, 침상에 누워  

누군가가 떠나는 발걸음 소리를 듣는다.  

아마도  

누군가는 오래 전에 만난 그 누군가 일지도 모를 일이다   

 

떠난다는 것은  

시간이 흐른다는 것  

세월이 흐른다는 것    


딸 아이의 웃는 얼굴에도  

어머니의 주름진 옷자락에도  

치렁치렁 눈물 같은 이별은 걸려있다    


내가 그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가 나를 어떻게 떠날 것인가  

이는 시간과 세월의 흐름에 맡길 일이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숙명처럼 죽음을 맞이하듯, 숙명처럼 이별을 맞이할 자세이다    


만남 뒤에는 반드시 이별이 있지만  

이별 뒤에 반드시 만남이 있지는 않다    


이는 '그리움'과 '향수'로 귀결되며  

우리가 항상 따뜻한 이별을 준비하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끔, 눈물이 많이 흐를 때에는  

운명과도 같은 만남을 기대하듯, 실낱 같은 희망은 품어도 좋다    


만남은 이별로, 이별은 만남으로의 실낱 같은 윤회   

 

비 내리는 밤, 침상에 누워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를 듣는다  

아마도  

누군가는 오래 전에 떠난 그 누군가 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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