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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19. 2021

청소년 애정결핍

애정 욕구

"모르는 사람한테도 사랑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한 청소년의 고민이다.

충분히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한테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긴 것 같다.

(8월 1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사랑을 듬뿍 받은 티가 난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스스로도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모두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새로운 사람이나 심지어 모르는 사람한테도 사랑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전에는 "너 애정결핍 아냐?"라는 친구들의 말을 농담으로 가볍게 들었다.

사랑을 받으려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 그냥 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학업 스트레스도 있는데 신경을 뺏기고 있으니 심각하다.

왜 사랑을 충분하게 받았는데도 이렇게 되었을까.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고 해서 애정결핍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랑받는 것에 길들여지면 오히려 늘 애정결핍 상태에 놓이기 쉽다.

애완동물이 주인에게 꼬리를 치듯 의존성이 극대화되는 현상이다.

애정결핍은 사랑을 받는 것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된다.

자라지 않으면 그냥 아이로 남는다.

나이를 먹고 몸이 자란다고 해서 마음까지 자라는 것은 아니다.

애착을 가지고 머물면 그 나이에서 성장이 멈추기도 한다.


사연자는 자신이 받은 관심과 사랑에 집착하고 있다.

몸은 자라서 청소년이 되었는데 마음은 아직 유아시절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시간이 지났음을 받아들여야 성장할 수 있다.

사랑받은 티가 난다는 말이 꼭 칭찬은 아니다.


모르는 사람한테도 사랑을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망상에 해당된다.

꼭 부족해서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근거 없는 생각이라 하더라도 집착하면 강제력을 가진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깨닫지 않으면 망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랑을 받지 못해 애정결핍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못 받았다고 생각할 때 애정결핍이 생긴다.

사랑을 받는 것으로 애정결핍이 치유되지 않는다.

사랑을 줄 수 있게끔 성숙해야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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