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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25. 2021

자주 울컥거리고 눈물이 나요

억압

"요즘 들어 자주 울컥거리고 눈물이 납니다."

한 대학생의 고백이다.

예전에는 가끔 그랬다.

힘들어진 요즘에는 자주 그런다.

(9월 2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다.

사연자는 동생들과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엄마와 연락은 계속했다.

가끔 만나기도 한다.


대학생이 된 지금 엄마와 거의 매일 연락을 한다.

한 주에 몇 번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엄마라는 단어에 울컥해지곤 한다.

드라마를 보다가도 엄마와 관련된 주제에 심하게 몰입된다.


어릴 때부터 가끔 울컥하긴 했다.

아주 가끔 그랬는데 요즘 들어 자주 울컥거리고 눈물이 난다.

코로나로 일상이 지루하고 심심해서 힘들어 마음이 약해진 것 같다.

마음이 뒤숭숭해서 사연을 올렸다.


사연자의 심리는 무엇일까.

전형적인 '억압' 현상이다.

어려서부터 현실의 무게를 버티려 스스로 억압해야 했다.

엄마를 그리워하거나 불만을 표출할 수 없었다.


스스로를 억압하며 다독이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 또한 눌러 버리며 살았다.

이렇게 억압된 마음은 한이 되어 잠재의식에 깔린다.

억압된 한은 경계가 약해지는 틈을 비집고 올라와 폭발하곤 한다.


사연자의 자가분석처럼 정신적으로 피곤해질 때 억압이 풀린다.

요즘 들어 자주 울컥거리고 눈물이 나게 된 이유다.

울지 않으려 애쓸수록 잠재된 한의 저항도 거세지기 마련이다.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자각과 수용이 답이다.

어릴 때 현실을 억지로 받아들이느라 힘들었던 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억지로 누르며 참고 사느라 힘들었다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자각하고 수용하면서 마음으로 다독거려 주면 한이 풀릴 수 있다.



마음이 커지면 수용 능력도 커진다.

받아들이지 못했던 현실도 어렵지 않게 수용할 수 있다.

억압하느라 자라지 못한 내면 아이를 키울 조건이 된 것이다.

억압하느라 쓰던 에너지를 해방시켜서 생산적으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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